서울 도심부 최대 개발사업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의 밑그림이 확정됐다.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땅’인 용산정비창 일대를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광화문·여의도·강남 등 국내 중심의 업무지구에서 탈피해 홍콩·싱가포르의 위상을 뛰어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와 지상 공원·지하 도로·전시장·병원·학교·아파트 등 ‘직·주·락(직장·주거·여가)’이 합쳐진 수직도시로 개발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용산을 정치(대통령실)와 경제(용산국제업무지구), 여가(용산공원)가 어우러진 중심지로 재구성한다는 계획도 추진한다. 용산정비창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 총 1만3000가구 주택이 신규로 공급된다.
“용산을 아시아·태평양 헤드쿼터로”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한국철도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는 28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육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단순한 도시개발사업이 아니라 서울 중심에 위치한 대규모 국가 소유부지를 미래 중심지로 개발하려는 국가 전략사업”이라며 “서울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함께 국가적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용산정비창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하며 계획 발표 9개월 만에 밑그림을 확정지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새 이름은 ‘용산서울코어’다. 서울시는 “아시아·태평양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글로벌 기업과 해외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코레일 등과 공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49만5000㎡ 규모 용산정비창 부지에 최고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와 전시장·복합환승센터·오피스·아파트 등을 포함한 중심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코레일 등이 부지 전체 소유권의 90% 이상을 갖고 있다.
랜드마크가 속한 국제업무존(8만8557㎡)과 오피스·대형병원이 계획된 업무복합존(10만4905㎡), 6000가구 아파트 중심의 업무지원존(9만5239㎡) 등으로 나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주변으로 총 12개 정비사업 등을 통해 약 7000가구 주택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외국 기업과 투자,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계획된 점이 눈에 띈다. 정부는 민간사업자가 자유롭게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국제업무존에 각종 용도·밀도 규제가 없는 ‘도시혁신구역’을 지정한다.
외국인 학교와 특화 의료기관, 단기임대 방식의 맞춤형 주거시설을 짓는다. 영어친화지구로 지정해 외국인이 ‘영어만 쓰면서’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국내·외 출장이 쉽도록 공항철도를 용산역까지 직결하기로 했다.
총 1.3만 가구 주택…내년 토지 공급‘용산시대’에 발맞춰 용산에 정치(대통령실)와 경제(용산국제업무지구), 문화(용산공원)을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입체보행녹지인 ‘용산게이트웨이(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공원)’ 사업계획안을 내년 10월까지 마련한다.
지하는 도로, 지상은 공원과 전시장, 공중은 마천루 등으로 구성된 ‘수직도시’로 개발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한복판에는 공중정원 ‘그린스퀘어(8만㎡)’가 들어선다. 공연장·전시장·도서관과 최대 1만석 규모 야외공연장이 조성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노들섬을 거쳐 한강 남쪽 노들역으로 이어지는 보행교가 지어진다. 민간사업자에게서 받은 광역교통개선 분담금 1000억원을 재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인구 유입으로 교통혼잡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총 3조5780억원을 투입한다. 부지 남북을 가로지르는 지하간선도로와 강변북로 진입로 등 총 17개 사업을 추진해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준공한다. 도로 위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가로지르는 공원이 들어선다.
용산국제업무지구(6000가구)와 주변 지역(7000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 말부터 용산국제업무지구 전체의 도로와 공원 등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한다.
하반기 토지공급도 진행한다. 코레일은 20개 획지별로 토지매각 뿐 아니라 장기임차와 현물출자 방식의 리츠를 검토하고 있다. 토지매입비용이 획지별로 수조원에 달해 민간사업자의 부담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부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 등이 2028년부터 오피스·아파트 등 착공에 들어가면 2030년부터 기업과 주민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국의 미래 국가 경쟁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조성할것 ”이라며 “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