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부메랑 맞나…미국도 큰 타격 '경고'

입력 2024-11-27 13:36
수정 2024-11-27 13:4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실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돼지고기·소고기·아보카도·테킬라 등 식료품과 주류 가격이 상승하고 향후 상품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핵심 농산물 공급국이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나라에서 수입된 농산물 규모는 860억 달러(약 120조원)에 이른다.

멕시코는 미국 채소류 수입의 3분의 2, 과일·견과류 수입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며, 멕시코산 아보카도(약 90%)·오렌지주스(35%)·딸기(20%) 등에 대한 의존도 높은 상황이다.

아보카도 주산지인 멕시코 미초아칸주 주지사 알프레도 라미레스는 "인플레이션 소용돌이를 유발할 것"이라며 "수요는 줄지 않고 비용과 가격만 오르고, 인플레이션과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 영향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멕시코산 주류인 테킬라·메스칼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46억6000만 달러(약 6조5000억원)로 2019년 대비 160%가량 늘었다. 또한 멕시코에서는 매년 소 100만 마리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원유 업계에서도 휘발유 가격 상승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원유 수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캐나다에서 들어온다. 지난 7월에는 하루 43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을 찍은 바 있다.

미국에서 정제되는 원유의 약 40%가 수입된다. 이 가운데 60%는 캐나다, 11%는 멕시코에서 온다.

미국의 석유화학업계 단체(AFPM)는 "수입 비용을 늘리고 석유 공급에 대한 접근성을 줄이는 무역정책 등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미국의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석유 수입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CNBC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험치에 따르면 실효관세율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0.1% 상승한다"면서 "관세 공약 현실화 시 근원 PCE가 0.9%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상승 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경로 등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