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인근 용산구 서계동이 최고 39층, 2111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마련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 개선방안을 적용받아 분양 가구수가 58가구 늘면서 분담금을 평균 3200만원 아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 정비사업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용산구 서계동 33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을 수정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9월말부터 시행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담긴 '현황용적률 인정' 기준을 처음 적용받는 구역이다.
서울시는 이미 건축물의 용적률이 조례용적률을 초과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로 인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1종일반주거지는 기준용적률이 150%에서 190%로 대폭 오른다.
전체 구역 평균으로 보면 27%포인트 증가해 분양 가구수가 기존 계획 대비 58가구 증가했다. 조합원 1명 당 추정분담금이 평균 약 32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용도지역도 합리적으로 상향·조정(제1종, 제2종(7층), 제2종주거 등→제2종, 제3종, 준주거)했다.
서울시는 "기본계획 고시 전에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주민공람을 실시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적용 여부가 불확실했지만 주민들이 개선효과를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자치구에 사전 안내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계동 33 일대는 서울역 서쪽에 인접한 빌라촌이다. 하지만 경부선 지상철도 때문에 동서지역이 단절됐다. 경사도 심해 서울역의 활력이 이 곳까지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구역 내부로 향하는 도로도 좁아 이동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동서와 남북을 가로지르는 입체 녹지보행로를 만든다. 보행자가 몰리는 만리재로와 청파로에 각각 공원을 두기로 했다. 여기서 단지로 이어지는 입체보행로를 조성한다. 단지 동서, 남북 녹지 보행로가 교차하는 단지 중앙마당은 '서계그린힐링'이란 이름으로 주민의 휴식공간 및 남산 조망 명소로 조성될 예정이다. 최고 40m에 달하는 높낮이를 고려해 단지 내 엘리베이터, 경사로 등 수직동선도 확충했다.
급경사로 끊어진 도로를 정비해 청파로-만리재로까지 이어지는 동서 지역의 교통체계를 연결했다. 청파로변 공원과 도서관을 복합 계획하는 등 지역에 필요한 문화여가시설도 확충키로 했다. 서울시는 "서계·청파·공덕 일대를 연결하는 보행·녹지축을 완성할 것"이라며 "남산의 경관을 누리는 구릉지형 도심 대표 주거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