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17)가 연일 화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 등 트럼프의 핵심 측근과 어울리며 정치적인 행보를 보여서다.
머스크를 '삼촌'이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내 관심을 끈 바 있는 카이는 27일(한국시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시험 발사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20일 카이는 할아버지 트럼프와 함께 텍사스 브라운스빌에 방문해 스페이스X의 6차 시험비행을 관람했다. 이날 텍사스로 향하는 전용기에서의 모습, 트럼프 당선인과 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괴짜 프로 골퍼' 브라이슨 디셈보와 대화하는 모습, 1단 발사체와 2단 우주선이 분리된 후 머스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등이 모두 카이의 브이로그에 담겼다.
카이는 스타십이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광경을 처음 본다"며 "올라갈 때 소리가 너무 커서 미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께 '(우주선에) 들어가실거냐'고 물었다"면서 "할아버지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는 우주로 가는 것을 자원하지 않았다"고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전하며 웃기도 했다.
아울러 카이는 이날 머스크에게 "포트나이트(게임)를 하냐"고 묻는 등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친밀한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다.
카이의 브이로그를 통해 트럼프가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 빌 해거티, 케빈 크레이머, 로니 잭슨 하원의원을 포함한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52만회의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파티 참석을 준비하는 브이로그는 370만회가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미국은 당신의 가족을 사랑한다", "언론보다 카이가 더 좋은 취재를 하고 있다", "계속 이런 환상적인 동영상을 올라달라", "멋있는 소녀"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카이를 추켜세웠다.
다만 일부는 "(카이가) 어디로 튈지 몰라 걱정", "손녀까지 정치를 한다"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카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전 아내 바네사 트럼프의 딸이다. 앞서 카이는 대선 당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우리 할아버지는 부모님 몰래 탄산음료나 사탕을 주고,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신다. 그저 평범함 할아버지다"라고 지지 연설을 하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손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트럼프의 모습이 카메라에 클로즈업 되며 트럼프의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 이목을 끌었다. 이에 트럼프 1기 때의 센터 역할을 했던 장녀 이방카 대신 카이가 '팀 트럼프'의 새로운 스타로 등극했다.
현재 카이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벤자민 하이스쿨의 골프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 마이애미 대학의 골프 선수로 입학하게 돼, 골퍼로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일각에서는 17세 손녀부터 머스크까지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이 정치적으로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내고 있다. 최근 NBC방송 등 외신은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 사이에서 "머스크나 트럼프 가족들의 간섭이 선을 넘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