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과 중도 외연 확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덜어내지는 못했지만 지지 기반을 넓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는 게 정치의 가장 큰 과제”라며 “민생연석회의가 구조적으로, 체계적으로 민생을 챙길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생연석회의는 당내 상설기구로, 이 대표가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위증교사 사건 1심 판결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데 대해 “재판보다 민생에 좀 신경 쓰라”고 몰아세웠다.
27일에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고교 무상교육 지원 정책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다. 현재 고교 무상교육 재원은 중앙정부(47.5%)와 지방교육청(47.5%), 지방자치단체(5%)가 나눠 부담하는데 올해 말로 중앙정부의 지원 근거가 되는 특례 조항이 일몰된다. 민주당은 일몰을 3년 연장하는 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했다. 예산결산특별위에서도 관련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이 대표는 또 오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관계자들과 이사 충실의무 대상을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놓고 간담회를 한다.
외연 확장을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보수 인사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오찬 회동을 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 전 처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을 하고, 단축된 임기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그나마 차선책”이라며 대통령 임기 단축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처장에 앞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보수계 인사를 잇따라 만났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