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6세대 전투기' 보유한다는 일본

입력 2024-11-26 17:22
수정 2024-11-27 00:17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는 5세대 전투기다.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F-35는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기에 소리소문없이 평양을 폭격할 수 있다. 태평양전쟁 중 일본이 미국에 참패한 미드웨이 해전에서 레이더 기술은 큰 역할을 했다. 미국은 일본보다 먼저 레이더를 실전 배치해 일본 전투기가 접근하는 것을 미리 알았고 일본은 미국 전투기의 접근을 몰라 처참한 패배를 맛봤다는 것이 일본 방위성이 발간한 <방위과학기술사>에 반성하듯 기술돼 있다.

그런데 지금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이 발전해 북한을 두렵게 하고 있다. 1990년대 미국과 이라크 사이에 벌어진 걸프전에 등장한 미국의 F-117A 스텔스 전폭기는 레이더 전파에 잡히지 않고 이라크 주요 시설을 초전에 궤멸시켰다. 레이더를 무력화한 것은 전폭기에 검게 칠한 일본산 특수 페인트가 이라크의 레이더파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4년 오늘날 일본, 영국, 이탈리아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기 전투기는 F-35보다 스텔스 성능이 더 강해진 6세대 전투기로 일본이 세 나라의 대표로 선정돼 개발에 들어갔다. 2035년 일본 배치가 목표다.

지금도 F-35 전투기는 조종 장치의 화면에 나타나는 정보를 판단해 공격을 결정하지만, 일본의 6세대 전투기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무인기가 함께 공중전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공격력이 배가된다. 일본 방위장비청 항공장비연구소에서는 6세대 전투기와 연동해 사용할 AI 적용 무인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2022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이 주도해 무인기에 적용할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가와사키중공업도 무인기 성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차기 전투기 개발에 2025년도 예산 기준으로 4조5000여억원을 투자했다. 미국 못지않은 전투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의 공중전은 먼 거리에서 상대방 전투기를 포착해 AI 기술로 어떤 공격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를 방대한 데이터로 분석해 정확하게 승리하는 전략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 자위대의 허약한 인상은 이제 과거의 말이 됐다. 집권 자민당은 일본이 군사력을 미국과 유럽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높일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다.

자위대를 일본의 공식적인 군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의 평화헌법 제9조를 개정해야만 한다. 평화헌법 제9조는 군사력을 절대 못 갖게 하고 있고 국제 분쟁에 개입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평화헌법은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점령군 사령관이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일본이 아예 군사력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헌법에 명시한 것인데 70여 년이 지나면서 역사가 바뀌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자민당과 일본유신회의 중의원 후보자를 대상으로 자위대에 헌법적 지위를 주기 위해 헌법 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여론 조사를 했는데 무려 90%가 넘는 정치인이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차기 전투기인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은 단순히 전투기 하나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조용히 지내던 일본이 군사대국의 역사를 새로이 쓰려는 상징으로 봐야 한다.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변모하려 하고,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동맹을 맺어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도 핵무기 숫자를 늘리며 미국과 대적하려 하는 이때 대한민국은 그동안 구축해 놓은 경제 발전과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강대국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 국력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