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범어사와 함께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에 나선다. 관련 행정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국립공원 지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시는 26일 범어사, 금정구, 금정산시민추진본부와 ‘금정산과 범어사의 상생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공동 추진하고 탐방로 개설과 주변 지역 발전계획 수립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시가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한때 국립공원 지정을 바라는 10만 명 서명운동이 벌어졌지만 지역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혀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2019년에도 환경부에 국립공원 지정을 공식 건의했으나 범어사를 비롯해 경상남도, 양산시, 부산지역 6개 기초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의 구심점인 범어사가 최근 부산시 정책에 동조하며 관련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금정산은 2021년 환경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 전국 국립공원 최상위 수준의 문화 자원과 자연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삼국유사와 금정산성, 범어사 등나무 군락(천연기념물) 등 63점의 국가 지정 문화 자원이 금정산에 분포돼 있다.
부산시는 내년까지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관련 법의 지정 절차에 따라 지난 25일 주민 열람공고가 시행됐다. 다음달 주민 공청회를 비롯해 정부 부처 협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금정산이 국립공원에 지정되면 전국 최초로 도심에 있는 국립공원이 탄생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절차가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