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프트웨어 종목의 주가가 호실적과 인공지능(AI) 랠리를 타고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를 이끄는 AI 사이클의 중심이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에서 점차 AI 소프트웨어로 옮겨가자 국내 소프트웨어주도 수혜를 누리는 분위기다. 내년부터 AI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더존비즈온은 2.04% 오른 6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솔루션 서비스의 매출이 늘어나 최근 한 달간 20.18% 뛰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엠로(43.56%) 솔트룩스(38.27%) 한글과컴퓨터(36.44%) 등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도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소프트웨어주가 고공 행진하는 건 미국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업체가 차기 AI 주도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팰런티어는 최근 한 달간 43.45% 상승했다. 기존 AI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팰런티어가 AI 관련 실적으로 기대를 키우고 있어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분야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고율 관세 부과 정책에서 자유로운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하며 약세를 보이지만 이제껏 섹터별로는 비슷한 흐름을 가져갔다”며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 기술을 잘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종목이 주목받고 있어 국내 소프트웨어 종목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웨어 종목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놓는 것도 긍정적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970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5%, 29.4% 증가했다. 엠로는 3분기 영업이익이 43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4% 늘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소프트웨어 업체의 대형 신규 수주와 고객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수익성 반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 실적에서 성장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