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5일 16: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급 통신사가 올해 막바지 자금조달 작업에 나서고 있다. KT가 회사채 2000억원어치 발행을위한 수요예측에서 ‘완판’을 기록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자금시장에 10개월 만에 등장했다. 장기물로 분류되는 10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날 회사채 2000억원어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3년 만기 1000억원, 5년 만기 600억원, 10년 만기 4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 총 1조16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할 방침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발행일은 다음 달 2일이다.
SK텔레콤도 다음 달 3일 15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 예정이다. 3년물, 5년물, 7년물, 10년물로 구성했다. SK텔레콤이 회사채 시장에 뛰어든 건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AAA급 우량 신용도를 갖춘 데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통신사 회사채라는 점을 활용해 10년물 등 장기물 투자수요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KT와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AA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 국내에서 AAA등급 신용도를 가진 기업은 한 손에 꼽는다. 금융사를 제외할 경우 KT, SK텔레콤을 포함해 KT&G, 현대차, 기아뿐이다.
크레딧 훈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장기물 투자수요 확보에 긍정적이다. 내년 금리 인하가 예정된 상황에서 채권 가격이 비교적 싼 시기에 장기물을 담겠다는 게 기관투자가의 방침이다. 하반기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 오랜만에 10년물 조달을 시도한 에쓰오일도 좋은 성과를 거둔 점도 호재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24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18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면서 3년물(1500억원), 5년물(800억원)뿐 아니라 10년물(700억원)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한 대형 증권사 기업금융 관계자는 “기관들이 장기물 회사채 매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만기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게 통신사들의 구상”이라며 “KT와 SK텔레콤이 연달아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정해질 양사의 발행조건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