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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방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도입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 등 자국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거대언어모델(LLM) 등 각종 AI 기술과 관련 서비스를 자체 서버에서 구동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공공기관이 늘고 있다. 국방에서도 민간 클라우드를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데이터연구단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이 지난 21일이 주최한 ‘10차 국방 데이터 혁신 네트워크’에선 국방 클라우드 관련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관련 논의의 자리를 가졌다. 정우용 삼성SDS 상무와 강민석 네이버클라우드 이사가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IT서비스학회와 모두의연구소가 후원했다.
"자국 LLM 도입 필요"강민석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네이버 클라우드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로 CSAP(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아 국내 공공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현재 공공 클라우드에선 국정원의 다층보안체계(MLS) 가이드에 따라 유형별 서비스 도입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정원이 관련 2단계까지 발표했고 3단계에서 8대 추진 과제를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데이터와 외부 AI 융합, 인터넷 단말의 업무 효율성 제고 등이 8대 추진 과제다.
강 이사는 "현재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의 공공 시장 진입도 허용하는 것으로 정부가 진행하고 있다"며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폐쇄형 클라우드 또는 정부의 테이터센터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한다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나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는 "네이버 클라우드는 주로 금융권 대상으로 클라우드 리전 하나를 통째로 은행의 전산실에 옮겨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로 클라우드'라고 하는 상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사가 전산실을 가진 경우에는 랙 타입으로 납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지 않은 곳에는 컨테이너 타입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는 "뉴로 클라우드를 국방 분야에 활용한다면 생성형 AI 모델로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까지 풀 패키지 AI SaaS의 형태로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 관련 데이터에 대해선 외부에서 아예 접근할 권한이 없는 형태로 보안을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모델은 영미권 국가에 이어 유일하게 '소버린'으로 진행된 AI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AI 모델인 '하이퍼 클로바X'는 한국어의 특화된 영역에서 높은 성능을 보인다고 강 이사는 설명했다.
강 이사는 "AI 모델에서 매개변수가 많으면 좋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최근에 경량화된 모델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중간 정도 크기의 모델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고 국방 분야에서 AI를 어떤 방식으로 도입해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글로벌 트렌드도 반영해 업데이트도 가능하다"고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서비스 강점을 설명했다. AI 개발 도구인 '클로바 스튜디오'에선 국방 데이터 민감 정도에 따라 AI의 추가 학습을 돕는 기능도 제공한다.
강 이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운영 정책이 나중에 바뀔 수 있고 국방 영역에선 자국 거대언어모델(LLM) 사용이 데이터 주권 또는 AI 주권과도 결부돼 핵심적인 가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국내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클로바X의 솔루션을 쓰고 있다. 국방 AI 클라우드 필수 조건정우용 삼성SDS 상무는 "국방 혁신 4.0은 결국 AI 강군의 육성이 중심인 것 같다"며 "어떻게 이상을 탐지하고 바로 즉각 대응할 것이냐, 실제 AI 기반의 유무인 로봇 중심의 부대로 어떻게 재편할 것이냐, 이런 부분을 군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국방 혁신 4.0을 이뤄내기 위해선 군과 민간이 협력하는 생태계의 조성이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도 관련 노력과 도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병 교육 훈련 클라우드 센터같이 장병의 역량 향상을 위한 활동부터 공개 정보를 기반으로 민간 클라우드를 조금씩 도입하는 걸 시도 중이다"고 덧붙였다.
정 상무는 "저희도 관련 고민을 2~3년 동안 하면서 미국 국방 클라우드 보안 체계를 먼저 배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JWCC(Joint Warfighting Cloud Capability)가 대표적인데 CSAP와 비슷한 데이터나 정보의 보안 수준으로 보면 보안 수준별로 어떤 형태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IL6 등급의 경우에는 완전한 기밀 정보로 미국 연방 정부 데이터센터의 내부 '시크릿 존'에서 다뤄야 한다"며 "네트워크도 내부에서 완전히 분리돼 보안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다음 단계인 IL5부터 민간 클라우드센터라는 개념이 들어온다"며 "물리적인 망 분리가 논리적인 망 분리는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JWCC에서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요구 사항도 있다"고 말했다. 고가용성·복원력, 글로벌 액세스, 중앙관리·분산 제어, 사용 편의성, 고품질 서비스 제공 역량, 클라우드 인프라 탄력성, 강력한 보안,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역량. 엣지 컴퓨팅 지원 역량 등 9개다.
정 상무는 "9개 요구 사항을 보면 '클라우드 인프라 탄력성' 등은 클라우드의 기본적인 강점이지만 조금 특이한 요구 사항도 있다"며 "'글로벌 액세스'의 경우에는 미국은 세계가 전장이기 때문에 글로벌 접근성이 중요하고 '엣지 컴퓨팅 지원'은 작전에서 명령을 내릴 때 분석 역량이 필요해서 생긴 요구 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건 한국 국방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기능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 상무는 "AI 기반 GPU 자원 구축 초기에는 규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데 한번 시설이 들어가면 일정 기간 사용해야 하고 처음 구축 사업한 구조로는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을 클라우드를 통해 확장성의 고민을 민간에 위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클라우드 주권도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 주권은 데이터 주권, 운영에 대한 주권, 소프트웨어 주권으로 볼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 주권은 국내에서 국산 소프트웨어 사용을 독려하고 있고 오픈소스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군이나 국방에선 오픈 소스를 마음대로 쓸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데이터 주권과 운영에 대한 주권은 반드시 우리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데이터 저장을 어디에 하느냐, 암호화 키 관리를 어디에 하느냐, 이런 것은 하나의 방법론이고 '과연 내 데이터나 내 정보를 한국의 법에 따라 내가 스스로 주권을 가지고 관리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고 상식적인 수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향후 국방 클라우드는 군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민간협력형 클라우드(PPP)와 방산기업 전용 방산 클라우드 간 보안 기준에 맞춰 실시간, 대용량, 양방향으로 데이터를 연계할 것"이라며 "방산 기업은 방산 클라우드에서 논리적으로 망 분리를 통해 데이터를 보호하고 업무 환경을 혁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