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과 내부 내홍으로 몸살을 앓았던 엔터주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실적 개선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수입 제한 명령)' 해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2.99% 오른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월 저점을 찍은 이후 47.5% 올랐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57.62%, 하이브는 28.92% 상승했다. JYP엔터테인먼트도 55.17% 올랐다.
주요 엔터주 주가가 저점을 찍고 지난 두 달 새 크게 올랐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엔터주의 상승 여력이 아직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일본 노무라증권은 국내 주요 엔터사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에스엠엔터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9만3000원으로 13.4% 올렸다. 노무라증권은 "저조한 앨범 판매량으로 인해 올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년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도 27만원으로 20% 상향했다. YG엔터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 축소에서 매수로 변경했다. JYP엔터에 대해서는 중립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7만원에서 7만2000원으로 올렸다.
증권가에서 엔터주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우호적인 호재가 쌓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 BTS(하이브), 블랙핑크(YG엔터) 등 대형 아티스트의 컴백을 앞두고 주요 엔터사의 내년 실적 개선세가 예상된다. 하이브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475억원으로 올해 컨센서스 대비 65.24%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9~10월 BTS가 컴백한다면 내년 2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발생할 음반과 음원, 공연 매출은 약 1조8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이브 뿐 아니라 엔터 3사도 저마다 올해 실적 저점을 찍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이후 지속돼온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장관은 지난 23일 중국서 회담을 갖고 양국의 문화예술과 콘텐츠 교류를 확대할 방안을 논의했다.
엔터주는 국내 수출주 가운데 유일하게 관세에 대한 우려가 없는 업종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 수출품에 대해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수출 관련주는 일제히 힘을 못 쓰고 있는 상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임 기간 초반 국내 수출주의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엔터주가 시장 대비 뛰어난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