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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매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지출 둔화 조짐 속에서 대규모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이 기간 소비 증가율이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기간 대폭 늘려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 아마존, 타겟, 메이시스 등 주요 소매업체들은 오는 29일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이미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는 하루 동안 진행되던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몇 주간 이어지는 대규모 할인 이벤트로 확장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는 소비재 매장에서 연중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로, 특히 추수감사절과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는 사이버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직후 월요일) 사이의 기간은 소매업체의 연간 매출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타겟은 이달 초 3일간 '얼리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지난 21일부터는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블랙프라이데이 딜'을 통해 반값 크리스마스트리와 헤드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월마트 또한 지난 11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블랙프라이데이 딜' 이벤트를 통해 TV, 아이폰, 장난감, 청바지 등 품목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의 '블랙프라이데이 위크'는 지난 21일 시작됐고, 홈디포 역시 지난 7일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를 시작해 다음 달 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할인해도 너무 비싸"…얼어붙은 소비심리그러나 소매업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는 써카나에 따르면, 지난 11~16일 일반 상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소매연맹(NRF)은 11~12월 판매액이 약 1조달러(약 1405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출 증가율은 2.5~3.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잭 클라인헨즈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재정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여전히 지출 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소비자들이 더 신중하게 소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지속적인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학의 월간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해 매우 좌절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제학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복귀와 이에 따른 관세 정책 변화가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롤랜드 푸마시 라보뱅크 식품·농업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는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재정 적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업체들이 소비자 유치를 위해 할인 인센티브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완만하기 때문에, 소매업체들은 가격 책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적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판매가 상당히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