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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첨단기술 제재가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자사 첨단 반도체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되는 기술 수준에 따라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는 다음주 중국에서 새 스마트폰인 메이트70을 선보인다. 이 제품에는 화웨이가 제조한 첨단 반도체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메이트70은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고 공표하며 내놓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화웨이는 이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서 애플과 강력한 시장 점유율 확보 전쟁을 벌일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웨이는 최근 뒷면에 카메라 렌즈 3개가 달린 메이트70 모습을 일부 공개했다. WSJ는 “반도체의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에도 중국 스스로 반도체 분야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애플에 두 번째로 큰 글로벌 시장이다. 애플은 수년간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왔지만 최근 화웨이의 거센 도전으로 조금씩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 화웨이가 고성능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능을 빠르게 강화하면서다. 여기에 화웨이가 중국 소비자의 애국심까지 자극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의 중국 전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에만 해도 8.6%에 그쳤지만 올해 3분기 15.3%로 상승했다.
시장조사 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부사장은 “메이트70이 나오면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더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화웨이 제품은 아직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애플을 따라잡지 못하지만 충전 걱정만 없다면 실질적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메이트70을 온라인으로 주문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50만 명이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