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7일 당이 개최하는 정년 연장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고용 연장 이슈에 힘을 싣는다. 한 대표는 이번주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 간담회에 참석하고, 민생특별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민생 경제 정책 마련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는 27일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회가 주최하는 정년 연장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격차해소특위는 63세에서 65세까지 단계적 정년 연장을 추진하기로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었다. 이후 지난 1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의 만남에서 정년 연장 필요성 등 업계 입장을 청취한 이후 정년 연장 이슈에도 힘을 싣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격차해소특위는 다음 달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열리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기업과 근로자 등 각계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한노총을 방문했을 당시 주요 의제 중 하나가 정년 연장이었다"며 "당시 간담회 이후 한 대표는 오찬을 이어가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노동계 이슈를 청취했다"고 전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도 논의에 불을 당겼다. 지난 9월 한 대표의 요청으로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이 정년 연장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여론이 과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표는 27일 정년 연장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28일 STO 법제화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TO는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형태로 발행해 일명 ‘조각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금융 서비스다. 자산 규모가 작은 청년들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고 부동산, 미술 등과 같은 유형 자산과 저작권 등 무형자산까지 증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1일 당 민생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구상도 밝혔다. 가상자산 과세 연기에 대해서도 공개 발언을 통해 힘을 싣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 대통령실 내각과 인적 개편 사항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통령실을 향한 공개적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의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한 대표를 압박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친윤계와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민생과 정책 위주의 리더십을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의힘이 정책 의제를 선점해 나가야 한다"며 "반사이익으로 얻을 수 있는 민심은 한정적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