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에이전시는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예술품 판매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예림 대표(30)가 2024년 6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예림에이전시는 발달장애인 미술 작가들과 함께 예술품 판매, 렌탈, 협업 등을 통해 발달장애인이 예술인으로서 활동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림에이전시는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한다. “최근 추세로는 작품을 직접 판매하기보다는 작품을 굿즈로 제작해 일상생활에서도 작가들의 작품을 실용성 있게 접할 수 있도록 제작해서 판매합니다. 또한 사회공헌을 기획하고 있는 기업체, 기관과 협업해 단순 기부 형태가 아닌 발달장애인 그림공모전이나, 기업체 제품에 작품을 콜라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사회공헌 및 기업 이미지 개선 홍보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에이전시에서 함께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작가마다 자신의 그림체가 뚜렷하고 작품의 활용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고 작가마다 방향성을 두고 작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발달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작가의 방향성이나 전달하는 의미를 알 수 없어 작품의 수는 많으나 활용 가치는 떨어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예림 에이전시 소속 작가들은 작가의 시그니처 작품과 방향성을 뚜렷하게 두고 작품을 제작하기 때문에 작품의 활용 가치와 협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예시로 고궁을 그리는 작가는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팬층에 어필할 수 있고, 문화관광 분야와 협업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가마다의 프로젝트 방향성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예림에이전시는 일러스트 작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SNS(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작품을 게시한다. “SNS를 작가의 포트폴리오로 활용해 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SNS와 전시회를 통해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에 발달장애라는 부분을 앞세우기보다는 작품을 활용한 홍보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전시회 부분도 단순 작품 전시보다는 기획전시를 통해 컨셉을 잡고 사회문제에 대한 전시의 경우 공공기관과 함께 기획하여 전시하고자 하는 계획도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으로 초반 수익보다는 작가와 작품을 알리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발달장애인 그림 공모전도 기획하고 있다. “공모전의 경우 전국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다 보니 에이전시 단독 진행보다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투자 유치를 통해 공모전 수상작을 기업 제품이나 굿즈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디자인을 전공하고 우연한 계기로 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됐습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했는데, 특색 있는 그림을 그리는 발달장애인을 만났습니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재능을 썩히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양성 사업을 기획하여 진행하게 됐습니다.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직접 지도해서 공모전에서 여러 번 수상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 작가들의 작품을 수익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됐고, 직접 회사를 차려 시도해 보게 됐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발달장애인 작가 보호자들의 응원과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다”며 “예술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엄두도 못 내고 포기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말과 동시에 어려운 길을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 줘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예림에이전시는 이 대표가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할 때 팀장이 함께하고 있다. “복지관 근무 당시에도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양성 사업에 대한 조언과 방향성을 제시해 줬습니다. 복지관에서 미술 프로그램을 하면서 예시로 그렸던 그림을 보고 제가 미술을 전공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라며 한편으론 기뻐했습니다. 알고 보니 20년 전부터 장애인 예술분야에 대한 기획을 하고 있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내려두고 있다고 말해 줬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현재 에이전시에 대한 사업적인 그림을 그려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 예술분야가 아닌 발달장애 특성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발달장애인 보호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부모가 없을 때’를 가장 걱정한다”며 “자립준비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발달장애인 청년과 함께 생활하며 서로 가족이 되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설립일 : 2024년 6월
주요사업 : 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예술품 판매 사업
성과 : 소속작가 매니지먼트 계약 완료, 구리시청년내일센터 입주기업 선정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