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부산 센텀시티점을 매물로 내놓은 것은 자존심을 내려놓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효율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센텀시티점은 그동안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내부적으로 꾸준히 매각이 검토돼온 점포 중 하나다. 하지만 “부산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목소리에 가로막혀 매각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부산은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연고지다. 1982년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를 창단하며 부산 기업 이미지를 다졌다. 롯데쇼핑은 1995년 부산 서면에 첫 비수도권 점포인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을 열었고 2001년 동래점, 2007년 센텀시티점, 2009년 광복점을 잇달아 개점했다. 하지만 2009년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들어선 뒤 줄줄이 타격을 받았다.
신세계 센텀시티점 10m 옆에 있는 롯데 센텀시티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던 이 점포는 지난해 1334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현재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32개 점포 가운데 매출 순위 29위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계기로 비효율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백화점의 사업 구조 개편은 더디게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8월 매물로 내놓은 비효율 자산 여덟 곳은 아직 한 곳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주주들에게 “비효율 백화점 점포를 리포지셔닝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는 수익성, 성장성, 미래 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KB자산운용과 협의해 롯데백화점 마산점 폐점을 결정하는 등 부동산 자산을 조정하는 일대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10년 전 유동화한 백화점 점포의 효율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4년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에 백화점 점포 네 곳을 팔았다. KB자산운용은 지난 4월 롯데백화점 일산점을 매각하기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토지신탁을 선정했다. 캡스톤운용도 동래점과 포항점 매각을 검토 중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