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자회사 직원들이 속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사측에 기본급 인상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다음달 5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앞서 수도권 지하철 1~8호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도 다음달 6일부터 총파업을 공언한 만큼 연말 교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도노조는 21일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2월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기본급 2.5% 인상, 다른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의 성과급 지급, 외주화 및 인력 감축 중단, 4조2교대 승인, 운전실 감시카메라 시행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철도노조의 요구는 소박하다”며 “정부 기준 그대로 기본급을 인상하고, 노사 합의를 이행하고, 임금체불 좀 그만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철도하나로운동본부 상임대표는 “최근 신규 철도노선이 9개나 개통해 1000여 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한데 211명만 증원됐다”며 “안전 인력을 감축하고 외주 인력을 쓰면 철도 안전에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레일 노사는 올해 임금 단체 교섭으로 실무교섭 8회와 본교섭 2회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철도노조는 지난달 76.59%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달 18일부턴 작업 중 뛰어다니지 않고 휴게시간을 지키는 방식의 준법투쟁(태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1·3·4호선과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경강선 등 수도권 전철에서 20분 이상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다음달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시민의 불편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수도권 전철뿐 아니라 KTX와 일반열차(무궁화·새마을호 등), 화물열차 등도 운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코레일뿐 아니라 다른 철도 관련 공기업도 ‘줄파업’에 나설 태세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1·3·4호선은 코레일과 공동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1노조도 다음달 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서울메트로 9호선 노조는 오는 28일 경고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코레일 측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조와의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