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마 챔피언 '글로벌 히트'가 '여왕' 김혜선 기수와 함께 내년 두바이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경마대회 '두바이 월드컵'에 도전장을 낸다.
글로벌히트는 2020년 제주 연학목장에서 태어난 국내산 경주마다. ‘청담도끼’, ‘벌마의스타’등 스타 경주마를 배출한 씨수말 ‘투아너앤드서브’의 혈통을 이어받았다. 2022년 6월 부산경남 경마장에서 치룬 데뷔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남다른 유전자를 과시했다.
3세에 접어들며 스타 경주마로 떠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경마 최고의 무대인 코리안더비(G1)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2)에서 우승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 글로벌히트는 한국 최강 경주마로 자리매김했다. 최강의 국산 경주마를 가리는 대통령배(G1)를 포함해 총 4개의 대상경주 트로피를 휩쓸었다. 일본과 미국의 명마들이 참가하며 치열하게 펼쳐졌던 코리아컵(G1)에서는 일본의 경주마들에 이어 3위를 기록해 한국 경주마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14일, 한국 경주마들의 두바이 원정 출전 지원을 위해 '출전마선정위원회'를 열고 글로벌히트의 두바이 원정 단독 출전을 발표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글로벌히트는 국산 경주마임에도 더이상 국내에서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명마"라며 "글로벌히트가 두바이를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히트의 '영혼의 단짝' 김혜선 기수도 함께 원정에 오른다. 그는 '금녀의 구역'이던 기수 세계에서 유리 천장을 뚫고 매년 새로운 역사를 기록중인 여성 기수다. 글로벌히트가 차지한 6개의 대상경주 트로피 모두 김혜선 기수와 합작했다. 김혜선 기수는 "기수로서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낯선 경주마와 이에 기승한 여자기수의 활약을 통해 중동 현지를 놀라게 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경마는 2016년부터 두바이 원정에 나섰다. 지난해까지 총 6번에 걸쳐 17두의 경주마들이 출전했다. 최고 성적은 2019년 '돌콩'이 본선에서 기록한 11위다.
글로벌히트의 원정은 톱랭커 챔피언이 자리를 비우고 도전에 나서는 첫 사례다. 글로벌히트는 다음달 1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그랑프리(G1)를 끝으로 올해 한국경마 출전을 마무리한 뒤 내년 1월 초 출국할 예정이다. 전용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중동으로 떠나는 글로벌 히트는 김혜선 기수와 함께 예선 사냥에 나선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생산하고 키워낸 명마 ‘글로벌히트’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줄 활약상은 경주마 생산농가, 경주마 관계자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