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대기업 사장단 9년만 공동 성명…"상법 개정 멈춰달라"

입력 2024-11-21 11:35
수정 2024-11-21 11:36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와 국내 주요 기업 16곳 사장단이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상법 개정 추진을 저지하기 위한 공동 성명을 냈다.

한경협과 삼성, SK, 현대차, LG 등을 비롯한 16개 그룹 사장단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 발표에는 박승희 삼성 사장, 이형희 SK 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차동석 LG 사장, 이동우 롯데 부회장, 신현우 한화 사장, 류근찬 HD현대 전무, 홍순기 GS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경협과 주요 기업들이 긴급 성명을 내는 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으로 인한 내수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이어졌던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경제는 성장동력이 약화하며 저성장이 지속되고, 경제의 주춧돌인 수출마저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향후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김 부회장이 대독한 성명서를 통해 "위축된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국회와 정부, 국민 여러분의 배려와 동참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우리 증시의 밸류 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물적 분할이나 합병 등 소수 주주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핀셋 접근이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으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잪었다.

또 이들은 정부에 과감한 규제개혁과 더불어 AI, 반도체, 이차전지, 모빌리티 등 주요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중소기업 기술지원, 국내 수요 촉진 등 자영업과 민생경제를 살릴 방안을 적극 추진, 내수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며 "혁신을 통해 기업의 성장성을 개선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소통을 강화해 한국증시의 매력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