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묻히고 싶다" 프랑스 참전용사 별세…부산 안장 추진

입력 2024-11-21 07:57
수정 2024-11-21 07:58

한국전쟁에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프랑스 참전 용사 자크 그리졸레 씨가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20일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1928년생인 그리졸레 씨는 20대 초반이던 1951년과 1953년 한국전쟁에 두 차례 파병돼 '단장의 능선' 전투 등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전쟁, 알제리 독립전쟁에도 참전해 최근 최고 권위인 레지옹 도뇌르 그랑크루아(대십자장)를 프랑스 정부로부터 서훈받았다. 오는 22일 프랑스 정부의 서훈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그리졸레 씨가 별세하면서, 같은 날 파리 시내 앵발리드(군사 박물관) 내 광장에서 열리는 장례식에서 유족이 대신 훈장을 받게 됐다.

그리졸레 씨는 2018년엔 한국전쟁 참전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생전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 국민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가 하면, 2022년 7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남유럽협의회가 정전 69주년을 맞아 프랑스에 생존한 참전용사들의 초상을 담은 사진전을 개최하자 그는 "살면서 받아본 적 없는 특별한 선물"이라며 감사해하기도 했다.

그는 생전 자신이 사망하면 부산 유엔 기념공원 내에 안장해달라는 뜻을 밝혔고, 유족도 그 뜻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프랑스 참전용사협회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과 협조해 유엔 기념공원 안장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그리졸레 씨가 사망하면서 현재 생존한 한국전쟁 프랑스 참전 용사는 전체 3421명 중 24명으로 줄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