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쿠주의 군사 목표물에 영국 공대지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를 발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기습 점령한 쿠르스쿠주 영토 탈환을 위해 북한군까지 합세한 5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공세를 벌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은 쿠르스크 점령지 주변 러시아군 목표물을 겨냥해 스톰섀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스톰섀도 미사일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에 이어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공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이날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미사일의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다른 언급은 삼간 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행동이 그 자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수출형 다운그레이드 버전도 사정거리가 250㎞에 달한다.
지난 1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리하게 놔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앞서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인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러시아 접경지인 브랸스크를 향해 처음으로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
BBC는 "우크라이나에 남은 스톰섀도 미사일 수량은 불분명하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목표물을 신중하게 골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서방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사용을 요청해 왔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먼 스톰섀도의 사거리 밖으로 폭격기나 미사일, 군사 지원 시설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