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슈퍼컴 날로 진화하는데…韓은 세계 40위가 '최고 순위'

입력 2024-11-20 17:42
수정 2024-11-20 17:43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의 ‘엘 캐피턴’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렸다. 엘 캐피턴은 원자력, 핵융합 등 미래 에너지 개발에 쓰이는 슈퍼컴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올 하반기 전 세계 슈퍼컴 순위 ‘톱500’에 엘 캐피턴이 새로 진입해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엘 캐피턴의 실측성능은 1.742엑사플롭스(EFlops)로 초당 174.2경 번 연산이 가능하다. LLNL은 또 다른 슈퍼컴 ‘투올러미’를 10위에 새로 올렸다.

3년간 1위를 지킨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NL)의 ‘프런티어’는 2위로 밀려났다. LLNL과 ONL 모두 미 에너지부(DOE) 산하 기관이다. 이탈리아 최대 국유 에너지 기업 에니(Eni)의 슈퍼컴 ‘HPC6’가 5위에 새로 진입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슈퍼컴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슈퍼컴 보유 대수로 보면 미국이 172대로 1위고 중국이 63대로 2위다. 독일이 41대로 3위고 일본과 프랑스가 각각 34대, 24대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13대로 7위다. 성능 측면에서 보면 국내 슈퍼컴 경쟁력은 하락 추세다. 네이버의 슈퍼컴 세종(실측성능 33페타플롭스) 순위는 직전보다 15계단 떨어진 40위다. 삼성전자의 SSC-21은 48위로 직전 32위보다 순위가 16계단 하락했다. 기상청의 쌍둥이 슈퍼컴 구루와 마루는 15계단 하락한 73위다.

KISTI가 보유한 국가 공인 슈퍼컴 5호기 누리온은 실측성능 13.9페타플롭스로 92위를 차지했다. 직전 순위보다 17계단 내려갔다. 한때 10위권에 올랐지만 슈퍼컴 성능 인플레가 빨라지면서 순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KISTI는 누리온보다 23배 이상 빠른 슈퍼컴 6호기(이론성능 600페타플롭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획재정부는 최근 슈퍼컴 6호기 사업비를 4483억원으로 기존(2929억원)보다 53% 증액했다.

톱500은 매년 두 번 공개된다. 상반기 독일, 하반기 미국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에서다. KISTI는 오는 23일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2024(SC24)에서 슈퍼컴을 뛰어넘을 초고성능컴퓨터(HPC)인 양자컴퓨터 개발 성과를 전시한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슈퍼컴과 양자컴은 한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