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주일간 한국 정부와 연례 협의를 마친 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2%로 내렸다. 내년 전망치 역시 2.2%에서 2.0%로 낮췄다.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며, 특히 내년엔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수출이 둔화하면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IMF는 크게 두 가지 조언을 내놨다. 우선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다. 쉽게 표현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내려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한꺼번에 큰 폭으로 내리기보다 여러 차례에 걸쳐 조금씩 내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조언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5%를 웃돌았지만 이제는 2%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IMF는 저출생·고령화로 노동인구 감소가 심각한 만큼 출산을 저해하는 경제적 요인을 완화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고, 외국인 인재를 적극 유치할 것을 주문했다. 재정 부문에선 연금제도 개혁과 재정준칙 도입 등을 통해 고령화로 인한 지출 수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고, 산업 부문에선 인공지능(AI) 혁명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어느 대목 하나 흘려보낼 게 없는 충고다. 정부도 4대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신통치 않다. 연금개혁은 정부안이 제시됐지만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노동개혁은 근로시간 개편과 경직적 임금체계 개편 등 핵심은 손도 못 대고 있다. 의료개혁은 의사들 반발에 막혀 있고, 교육개혁은 초등학생 돌봄 확대에 그칠 뿐 대학 개혁 등으론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좀 더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잠재성장률 추락을 막을 수 없고 글로벌 경쟁력도 상실한다. 반환점을 돈 윤석열 정부의 분발과 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