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핀테크, 14억 인도인의 삶을 변화시키다 [긱스]

입력 2024-11-21 09:11
수정 2024-11-21 09:14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성과 격차다.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유럽 전체 인구의 1.5배이자 아프리카 대륙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다. 14억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양성과 격차다.

우선 인도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히말라야산맥이 둘러싼 극 북부에서부터 인도양, 벵골만, 아라비아해에 접한 최남단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특성, 언어, 직업, 일반적인 행동 양식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는 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격차는 크다. 인도의 금융 수도인 뭄바이를 보자. 대기업들이 즐비한 화려한 기업 중심지 반드라-쿠를라 콤플렉스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가 중 하나인 다라비가 있다. 2㎢ 남짓한 공간에 100만 명이 밀집해 있다. 이것이 바로 인도의 경제적 격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다.



금융 서비스에서의 격차와 이를 허문 핀테크의 힘
이러한 격차는 금융 서비스의 격차로 이어져 왔다. 인도처럼 광활한 국가에서 현재 12개의 공공 부문 은행과 21개의 민간 부문 은행이 주로 도시의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인구의 3분의 1만이 실제로 도시에 거주하고 있기에 인구의 대다수는 은행권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이 필요할 때 즉시 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으며, 전통적인 은행들은 이러한 고객층, 특히 무담보 금융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인도 국민 대다수에게 철옹성 같던 금융 서비스 진입의 벽은 기술과 플랫폼이 허물었다. 특히 최근 5~10년간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금융 서비스의 벽을 허물기 위해 밸런스히어로와 같은 NBFC(비은행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나섰고, 디지털 보급 확대, 스마트폰의 저렴화, 전반적인 인터넷 연결성 개선 등에 힘입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도 핀테크의 핵심 ‘AI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
이러한 인도 핀테크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현재 인도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프라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장률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국가다. 앞으로도 인도의 인프라와 비즈니스 환경은 좋아질 것이며, 이에 따라 신용 수요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14억 인구의 규모를 고려하면, 시장의 신용 수요는 방대하고 무한하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에 가장 필요한 기술은 AI 기반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 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이다. 은행과 돈을 움직이는 것은 신용이다. 이 신용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평가 시스템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들은 은행 거래 이력이 없는 중저소득 고객층의 신용을 평가할 시스템이 없다. 게다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더더욱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는 금융 상품 제공이 불가능하다.

밸런스히어로는 여기에 도전했다. 밸런스히어로는 무담보 소액 개인 대출 상품으로 시작하여 인도 전역(우편번호 기준) 96%의 지역에 모바일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밸런스히어로는 인도 전역에서 약 400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대출 금융 상품을 제공했다. 모바일 접근성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밸런스히어로 역시 계속해서 무궁무진하게 성장하고 있다.

밸런스히어로 이외에도 인도 시장에 존재하는 다른 대안적 신용평가시스템을 만든 경쟁업체들도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방대한 수요에서 ‘좋은’ 수요를 어떻게 선별해 내느냐가 차별화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밸런스히어로는 이 점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다.



AI, ML 기술로 고도화되는 ACS
모든 ACS의 기본 원칙은 금융 상품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신속한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상품 신청 과정에서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는 필수적인 경우에만 고객에게 추가 정보를 요청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고객의 신용평가기관 정보를 바탕으로 첫 번째 의사결정을 내리며, 여기에 고객의 기기에서 수집된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사용 정보, GPS 위치, 기기 설정 등의 정보가 추가로 사용된다. 이 첫 단계에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경우에만 고객에게 은행 거래 내역과 같은 추가 정보를 요청하는데 추가 정보를 요청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밸런스히어로의 ‘대안신용평가(ACS) 엔진’에서 처리된다. 이를 통해 해당 고객에 적합한 상품을 매칭해 제공한다.

ACS에서 금융 상품이 승인될 경우 들어오는 고객의 최종 부도 확률 추정치를 산출하는 것은 AI, 머신러닝(ML)의 몫이다. 주로 비정형 텍스트 성격의 기준 데이터(예: 기기 또는 은행 계좌 명세서 기록)에서 시작하여, 신경망 또는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적용해 이를 고객의 이전 신용 이력을 포괄하는 구조화된 특성 집합으로 변환한다. 이어 머신러닝 기반 분류 기법을 통해 신용 정보국 데이터와 통합하고, 텍스트 매칭 또는 유사성 함수로 보완하여 고객의 급여나 소득, 다른 대출기관에 대한 기존 대출 의무 등 기타 신용 관련 지표를 추정한다.

ACS의 진화는 단순히 부도율을 낮추는 것 외에도 인도 내 금융 서비스의 민주화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ACS는 사회적 우리가 금융 포용성을 촉진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소외 계층의 상환 능력을 검증하여 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받고 금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밸런스히어로가 기업 철학을 ‘Finance for all(모두를 위한 금융)’으로 규정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기술 혁신, 그리고 속도
단순히 기술로 혁신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주변의 경쟁사도 혁신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 머신 사이언스, AI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혁신을 혁신 속도로 보완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밸런스히어로의 CS 엔진은 7세대에 도달했다. 6~9개월마다 더 많은 데이터, 더 많은 혁신을 통해 학습하며 다음 버전으로 진화하려는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이 비즈니스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14억명 인구의 나라에서는 오직 하늘만이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사얀탄 고시
사얀탄 고시(Sayatan Ghosh)는 밸런스히어로의 신용 위험 및 데이터 사이언스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응용 통계학 및 머신러닝 연구에 특화된 대학교인 인도 델리 통계 대학교(ISI)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근무하며 신용카드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성장했다. 은행, 금융서비스, 보험 등 업계에서 15년 이상 경력을 쌓은 금융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