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를 일주일여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로레온'(옛 둔촌주공)과 관련한 대출 혼란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만2032가구 규모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오는 27일부터 집들이를 시작합니다. 은행들이 지난 9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시행하고, 조건부로 전세자금대출을 내주기로 하는 등 돈줄을 조인 이후 입주 예정자들이 혼란에 휩싸였지만, 현재는 상황이 크게 나아졌습니다.
은행들이 대출을 내주기로 결정하면서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은 이 단지 입주 예정자 잔금 대출로 7500억원가량을 설정했습니다. 하나은행은 입주 예정일인 오는 27일부터 잔금 대출에 나서는데 3000억원(고정금리 최저 연 4.641%·변동금리 최저 연 5.092%)을 취급할 예정입니다. 우리은행도 27일부터 500억원(연 4~5% 검토) 한도로 잔금 대출을 개시합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잔금 대출을 취급해왔습니다. 한도는 약 3000억원 수준입니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잔금 대출에 나설 예정입니다. 대출 한도는 1000억원(연 4.8%)입니다.
은행들이 대출 한도가 공개되면서 시장에서도 큰 혼란은 없는 상황입니다.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은행에서 대출 한도를 공표한 이후부터는 대출과 관련한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아직까지 '대출 못 받아서 입주 못 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불편한 점을 꼽자면 각 은행마다 한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른바 '은행 투어'를 다녀야 하는 단점은 있다"며 "올해 은행들의 대출 한도가 가득 찬 만큼 차라리 내년 대출 총량이 '리셋'되면 입주하겠다는 집주인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둔촌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은 큰 영향은 없지만, 다주택자들이 오히려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제 2금융권에서 연 10%대로 대출을 해주는 등 다주택자들은 이런 방법으로 일단 잔금을 내고 세입자를 들여 대출을 갚는 식으로 잔금을 마련한다"며 우회책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입자들이 대출을 받는 것도 역시 큰 무리는 없는 상황입니다. 둔촌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애초에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집은 세입자들에게 소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괜히 문제가 있는 물건을 소개했다가 나중에 사고가 나는 것보다는 안전한 물건만 중개를 하는 게 낫다. 그렇기 때문에 세입자들 역시 대출에 큰 무리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스컴 등에선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얘기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런 느낌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입주장을 앞뒀지만 전셋값이 하락하는 '입주장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전용면적 84㎡ 기준 전셋값은 조합원 물량의 경우 9억~10억원, 일반분양 물량은 8억~9억원에 형성됐습니다. 올해 초 6억~7억원이었던 전셋값이 10개월 만에 크게 뛴 것입니다.
둔촌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은 사실상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이 2년으로 한정돼 전셋값이 더 낮게 책정된 상황"이라면서 "실거주가 짧다는 점을 노리고 8억원 초반대로 전셋값을 더 낮춰 계약하려는 세입자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달 말부터 입주지만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은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3~4월부터 시작된 전세 계약은 올해 내내 꾸준히 이어졌고, 사전 점검 이후 계약이 더 바짝 맺어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이 단지를 놓고 보면 전세로 들어올 세입자들보다 입주를 앞둔 조합원과 일반분양을 분양받은 집주인들이 대다수"라면서 "입주기간이 내년 3월까지인 만큼 전셋값이 오르면 올랐지, 내릴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