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금희(사진)는 자신을 ‘인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직장을 옮긴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이사해 인천에서 쭉 살았다. 2014년 펴낸 첫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에는 인천 주변부 풍경이 잘 담겨 있다. 2018년 펴낸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도 인천이 배경이다. 50명 넘게 사망한 1999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 사고가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소재다.
김금희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다. 인하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6년 동안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다. 회사를 그만둔 이듬해인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해 등단했다.
‘IMF 세대’인 김금희는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문제들, 특히 젊은 세대가 직면한 막막한 현실을 정직하게 다룬다. 그의 소설은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하되 냉소적이지 않은 태도로 인물들의 삶을 그려낸다. 과거를 직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등장인물들은 좌절된 현실을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대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을 성장의 계기로 삼는다.
그는 최근 새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출간했다. 창경궁 대온실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어 있는 비밀과 개인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