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2033년까지 글로벌 3강 도약"

입력 2024-11-19 17:42
수정 2024-11-19 17:43

현대모비스가 10% 안팎인 비(非)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끌어올려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기아가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내년부터 3년간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 등으로 돌려주는 방안도 내놨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미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도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는 등 CEO가 시장과 소통하는 문화가 현대차그룹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 사장은 “그동안은 글로벌 톱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에 기반해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할 때가 됐다”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3 부품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창사 50주년인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되면 2027년 매출은 80조원을 넘어선다.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지난해(3.9%)보다 높은 5~6%로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성장 동력을 새로운 고객 확보에서 찾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에 전기차의 안전과 효율을 책임지는 전장 부품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합친 배터리시스템(BSA)을 납품한다. 이들에 공급하는 제품을 늘리는 동시에 새로운 완성차 업체도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되면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나오는 매출을 유지하면서 비중은 90%에서 60%로 떨어진다.

이 사장은 항후 경영의 양대 축으로 ‘선도 기술 경쟁력 확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을 꼽았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의 통합 제어 플랫폼,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하드웨어와 스포트웨어를 혁신해 고부가가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게 첫 번째다. ‘주행 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와 보급형 전기차 등의 구동 시스템을 내년까지 자체 설계·개발해 글로벌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BMS도 강화한다.

주주환원도 늘리기로 했다. 총주주환원율(TSR) 개념을 도입해 내년부터 3년간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등으로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지금보다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린 수치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현재 보유한 자사주를 3년에 걸쳐 소각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대모비스는 전체 지분의 3.2%를 자사주로 갖고 있다. 이 사장은 “매출 및 이익을 함께 늘리고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 간 밸런스를 맞춰 글로벌 위상에 맞게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