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기차·드론용 '모터 파운드리' 키운다

입력 2024-11-19 17:23
수정 2024-11-19 17:24

대구시가 2023년 모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대구에 모터 관련 앵커 기업의 투자와 인력 채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은 모터 분야 소부장 기술 자립화와 공급망 내재화를 위해 관련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통해 대구를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로봇에 들어가는 각종 모터의 글로벌 주문생산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DMI는 전기차 구동 유닛(e-AXLE)용 160㎾급 모터의 소재 부품 모듈 고기능화와 국산화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5년간 대구 앵커기업 5곳과 지원기관 12곳이 참여한다. 국비 200억원 등 288억원이 투입된다.

또 국가산업단지 내 글로벌 파운드리형 모터산업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모터성능평가인증센터를 구축한다. 국비 200억원 등 350억원이 책정됐다. 이 센터는 제품 신뢰성을 평가하기 위한 부품모듈 검증 장비 및 전동화시스템 품질평가 장비 등을 구비해 기업의 시제품 제작, 설계검증을 도울 계획이다.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된 대구국가산단과 테크노폴리스 등에는 2030년까지 1조120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2015년 창업한 유림테크(대표 조현호)다. 이 회사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 모터와 차량통합제어기 분야 국내 1위 기업이다. 2020년 현대차의 모듈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이 회사 모터하우징이 채택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2018년 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85억원, 올해는 900억원대, 내년에는 1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유림테크는 지난 5월 대구시와 대구국가산단 2단계 4만2703㎡에 1200억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맺었다. 내년 9월께 공장이 완공되면 미래차 모터하우징 생산능력이 35만 대 추가돼 연간 100만 대로 늘어난다. 이수안 유림테크 부장은 “유압이나 유공압에 의존하던 기존 모터 냉각시스템에서 더 나아가 물과 공기로 냉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손잡고 레이저 활용 자율 제조공정 개발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국제 R&D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친환경차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 기업인 성림첨단산업도 지난해 테크노폴리스 1만1410㎡에 계획보다 100억원 많은 4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축했다. 신규 고용 인력은 94명이다. 김동환 성림첨단산업 사장은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R&D 사업으로 희토류를 현재의 절반만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성공하면 원가 경쟁력이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DMI는 지난 23~26일 열린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에서 글로벌 모터 파운드리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