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극대화 vs 건축계 거장 작품…삼성·현대 '맞대결'

입력 2024-11-19 13:54
수정 2024-11-19 14:40


1조6000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1, 2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물산은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 동에 나선형 구조를 적용해 한강뷰를 극대화하는 설계를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자하 하디드를 내세워 예술성을 강조했다. 삼성물산, 정비 사업 최초 특허 출원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360일대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3㎡당 940만원 수준으로,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1월 18일 조합원 투표로 최종 시공사가 선정된다.

삼성물산은 외관에서부터 조경에 이르기까지기 역대급 차별화 제안을 선보였다.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한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 동이 대표적이다.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로 모든 조합원이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도록 했다. 정비 사업 최초로 특허를 출원한 디자인이다.

삼성물산이 선보인 미래 주거 기술 '넥스트 홈'을 반영해 세대의 향, 조망, 입주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평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변형 구조 설계한 점도 돋보인다.

한남지구 최대의 커뮤니티도 들어설 예정이다. 한남4구역을 하나로 통합한 3개 층 높이의 센트럴 커뮤니티를 통해 입주민들은 사계절 내내 스포츠, 문화생활 등을 즐길 수 있다. 한남지구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조성되는 스카이 커뮤니티에서 입주민들은 한강·남산·용산공원 360도 어라운드뷰의 조망을 누릴 수 있다.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365m 길이의 친환경 생태공간 '하이라인365'를 조성해 조깅 트랙, 세족장, 캠핑 공간 등 다양한 옥외 어메니티와 휴식 공간도 눈여겨볼 점이다.'널리 빛나고 번영한다'는 의미의 상징성과 한강·남산 사이 한남의 헤리티지를 담아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을 대표할 수 있는 단지가 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고민을 했다"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 트렌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곡선의 여왕' 자하 하디드 건축 적용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잡고 한남4구역을 예술적 랜드마크로 변모시키겠다는 내용의 입찰 제안서를 내놨다.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했다. 최고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서울의 상징인 ‘한강’을 더해 한남뉴타운을 넘어 한강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는 설명이다.

2004년 여성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하디드는 곡선미를 강조한 혁신적 설계로 명성을 얻었다. 한남4구역도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과감히 탈피한다는 계획이다.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활용해 단조로운 직선형 커튼월룩에서 벗어나 유려하고 독창적인 외관을 가능하게 한다.

현대건설 역시 조합원에게 100% 프리미엄 조망을 계획했다. 한강 조망 세대를 최대로 확보하고 남산과 용산공원의 풍경을 극대화하며, 공원화된 중앙광장을 조망 요소로 활용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제안했다. 당초 51개 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 동으로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45도 회전된 주동 배치로 개방감을 높였다.



중대형 평형인 1318가구에는 테라스 특화 평면도 적용할 계획이다. 모든 조합원은 돌출 테라스, 오픈 테라스, 포켓 테라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테라스를 100% 선택할 수 있다.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에 달하는 더블 스카이 브릿지도 주목받았다. 3개 동을 연결하는 190m 브릿지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브릿지는 자하 하디드의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 철학을 반영하여 설계됐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을 한남3구역의 ‘디에이치 한남’과 연계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