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공략하려는 중국 브랜드들 공세가 한층 거세지고 있다. 같은 날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진검 승부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판매 접점을 확대해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모으는 데 힘 쏟고 있다. 샤오미 신제품 라이브 방송에 64만명 몰려샤오미는 지난 18일 올인원 로봇청소기 'X20 프로' 출시와 함께 같은 날 오후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정상가보다 10만원 저렴하게 판매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했다. 라이브 방송은 구독자 216만명을 보유한 정보기술(IT) 전문 유튜버 '잇섭'과 쇼호스트 서경환이 진행을 맡았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시청자 수는 라이브가 시작된 지 8분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라이브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고 종료 시점까지 계속해서 불어났다. 라이브 시작 15분 만에 30만명, 24분 만에 40만명, 36분 만에 50만명을 돌파했고 64만여명이 시청할 무렵 라이브가 종료됐다.
X20 프로는 별도로 걸레를 세척하거나 먼지통을 비우지 않아도 전자동으로 관리되는 '핸즈프리 청소' 기능을 제공한다. '올인원 베이스 베이스 스테이션'을 통해 자동 물걸레 세척, 3시간 내 열풍 건조, 10초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을 갖춰 청소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이 제품은 4리터(ℓ)짜리 대용량 물탱크로 120제곱미터(㎡·약 36평) 공간을 한 번에 청소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2.5ℓ에 달하는 먼지 봉투를 갖춰 최장 75일간 비우지 않아도 된다.
장애물도 정밀하게 회피한다. 120도 광각 구조광 센서와 엣지 센서를 갖춰서다. 초음파 센서로 카펫을 감지하면 물걸레를 자동으로 10mm 들어올려 교차 오염을 방지한다. 배터리는 5200mAh(밀리암페어시)로 최대 160분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미 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하면 음성으로도 제어할 수 있다. 국내 1위 로보락도 같은 날 신제품 출시샤오미와 같은 날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로보락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로보락은 청소기 브러시에 엉키는 긴 머리카락이나 털을 따로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한 신제품 '로보락 큐레보 커브'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메인 브러시와 사이드 브러시의 듀얼 엉킴 방시 시스템을 탑재했다. 나선형 날개가 달린 두 개의 롤러가 청소를 할 때 머리카락을 중앙 먼지통 입구로 모은다. 사이드에 장착된 플렉시암 아크 사이드 브러시는 롤러 끝까지 머리카락을 쓸어내 엉킴 없는 청소를 돕는다. 플렉시암 물걸레는 확장이 가능해 사각지대나 모서리를 모두 닦아낸다
본체를 최대 10mm 들어올리는 섀시 리프트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장착한 것도 바로 이 제품이다. 전방 휠을 최대 4cm 위로 올려 문턱은 최대 4cm, 표준 문턱은 3cm 높이까지 넘을 수 있다. 바퀴를 개별 제어해 다양한 바닥과 장애물을 맞닥뜨려도 청소를 하는 데 무리가 없다.
흡입력은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1만8500파스칼(PA)을 갖췄다. 62가지 물체 유형을 감지·회피하고 청소 시작·중지, 청소공간 지정, 자동 먼지 비움, 물걸레 세척·건조 기능을 음성으로 지시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위해 저소음 청소, 영상통화, 자동 인식·탐색 기능도 추가됐다.
국내 시장 공략에 박 터지는 中 브랜드들가격경쟁력에선 샤오미가 앞선다. 샤오미 X20 프로 공식 판매가는 69만9000원. 로보락 큐레보 커브는 159만원에 판매 중이다. 로보락은 오는 30일까지 큐레보 커브를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전날 X20 프로 쇼핑라이브를 보던 시청자들 사이에선 "기능은 다 갖췄는데 가격은 거의 반값"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가 물걸레 청소와 자동 세척·건조가 가능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된 상황이다. 로보락은 압도적 차이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지만 최근 국내 제조사들과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조사들이 안방 탈환에 속도를 내자 로보락도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고 오프라인 매장을 늘렸다. 여기에 드리미가 일찌감치 신제품을 출시했고 샤오미도 뛰어들면서 치열한 고객 쟁탈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브랜드들이 신제품을 쏟아내는 만큼 기술과 성능 경쟁이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라며 "특가 행사나 각종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을 확보하는 형태의 쟁탈전도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