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관리하는데…인스타 육아 계정 차단에 '초비상'

입력 2024-11-19 10:17
수정 2024-11-19 10:18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이 성장 과정 기록 및 육아 정보를 공유해 온 사용자들의 계정이 사라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아기 사진 등 육아 관련 콘텐츠를 주로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돌연 비활성화되거나 차단됐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의 계정 보호조치 강화에 따른 것으로,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팔로워 수가 많지 않은 일반인까지 대상이 광범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일주일 전 한때 33만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유혜주 씨의 아들 계정도 불시에 차단됐다가 해제됐다. 91만 팔로워를 거느린 '태요미네' 계정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시범 도입한 인공지능(AI) 기반 연령 확인 시스템이 원인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메타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연령 확인 도구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은 공식적으로 만 14세 이상 가입만을 허용한다. 14세 미만 어린이 계정을 운영할 경우, 프로필 소개란에 대리인이 관리하는 계정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 공식 지침이다. 일부 인플루언서의 경우 육아 계정을 협찬 등 상업 활동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제 어린이를 이용한 상업 활동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인스타그램 육아 계정 삭제 대처 방안'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유되는 상황이다.

계정의 주체가 어른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프로필 사진을 부모 얼굴이 포함된 가족사진 등으로 바꾸고, 최상단 고정 게시물을 부모가 나온 사진으로 설정하는 등의 조치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규제 강화를 대비해 '엄마가 운영하는 계정입니다(Account run by mom)'라는 문구를 프로필에 명시하는 방법도 퍼지고 있다.

한편 메타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 4개국에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10대 계정'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정책은 청소년에게 민감한 콘텐츠 노출을 제한할 수 있으며 '부모 감독' 기능을 통해 오후 10시에서 오전 7시 사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할 수 있다.

메타는 내년 1월 한국 등 전 세계 국가에 확대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