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속도 둔화·대출 규제…건설주 '겹악재'

입력 2024-11-18 17:45
수정 2024-11-19 00:45
대형 건설주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지수는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3.65% 떨어졌다. 빅6 건설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11.30% 급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각각 2.83%, 1.02% 떨어졌다.

건설주 약세의 원인은 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데 있다. 금리가 내리면 건설 분양이 늘어나 건설회사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 이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5%로 상승했으며, 최대 연 5%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높은 환율과 미 국채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에 민감한 건설주가 영향을 받은 셈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건설주 하락폭은 더 두드러진다. 6일 이후 이날까지 KRX 건설지수 하락률은 4.01%다. 직전 한 달(10월 4일~11월 6일)간 하락폭(1.25%)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대출 규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축소 등으로 실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01%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후 9개월 만의 첫 하락이다. 여기에 건설사 3분기 실적 부진도 하방 압력을 더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주를 선별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규모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주택 수주 잔액이 많은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방 압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