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부진, 식품 둔화…올리브영은 펄펄

입력 2024-11-18 18:14
수정 2024-11-19 01:38
CJ그룹이 글로벌 1위이자 알짜 사업부로 평가되는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을 매각하기로 하자 투자은행(IB)업계에선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CJ는 본업인 식품과 물류가 탄탄하게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며 성장해왔다. 여기에 CJ올리브영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부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그룹의 3각축 중 하나인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부진한 게 문제다.

18일 IB업계에 따르면 CJ ENM이 2022년 초 인수한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85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티빙도 지난 3분기에 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고스란히 CJ ENM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CJ ENM은 3분기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가 컨센서스(468억원)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CJ그룹의 핵심인 식품 사업도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은 1613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2341억원) 대비 31% 급감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선 선방했지만 내수 시장에서 성장이 둔화했다. 이 부진을 CJ올리브영이 만회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4%, 21.6% 증가했다. 올리브영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관광 코스로 떠올라 외국인 소비자 매출이 늘어난 게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다.

다만 CJ그룹 전체 매출에서 CJ올리브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한 만큼 본업의 부진을 CJ올리브영으로 만회하기엔 한계가 있다. CJ올리브영과 CJ푸드빌 등 비상장 계열사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결국 그룹이 살아나기 위해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식품 사업 등 본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본업의 성장 둔화세가 계속될 경우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제일제당은 100%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피드앤케어는 CJ제일제당의 사료사업부가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동물 사료 제조와 축산업이 주업이다. 매각가는 1조원대로 거론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