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일자리가 감소하는 ‘최저임금의 역설’이 나타났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 업체 나우캐스트가 집계한 지난 10월 마지막 주 ‘민간 파트타임 구인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다. 이 지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3년6개월 만이다.
일손 부족에도 최저시급이 크게 올라 채용을 포기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최저시급(전국 평균)은 매년 10월부터 1년간 적용되는데 종전 1004엔에서 지난달 1055엔으로 높아졌다. 인상 폭은 51엔으로, 역대 최대다.
인력 서비스 기업 엔재팬의 노구치 게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워지면서 인건비 등 경비를 줄이기 위해 채용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구인 지수를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이 10.3% 급락했다.
일본 정부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을 통해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대 중반까지 최저시급을 1500엔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는 내년 봄철 임금협상에서 5% 이상 인상을 요구하기로 했다. 고물가가 이어져 실질임금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