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은 일반 농지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지을 수 있다. 일부 회사는 서울 시내에 자체 스마트팜을 꾸려 구내식당 식재료로 활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전국 1315개 산업단지에 건축물 형태의 수직농장이 입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규제 해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직농장은 산단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스마트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한다. 특히 스마트팜을 활용해 대규모 농사를 지으려면 일반 농지에 시설물을 세우는 방식을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업 관련 법률 대신 건축법이 적용되며 인허가 문제가 복잡해진다.
스마트팜은 유리온실 형태가 대세다. 고정식 온실이기 때문에 시설을 지을 때 콘크리트 시공이 일부 들어간다. 농지에 콘크리트를 깔려면 지방자치단체에 농지 이용 계획서를 제출하고 농지 변경 허가, 국토이용계획법의 개발 행위 허가도 받아야 한다. 개발 행위를 하려면 건축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환경영향평가도 받아야 하는 등 인허가만 12개 넘게 필요하다. 오이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서원상 그린몬스터즈 대표는 “지방자치단체 담당자에 따라 빨리 허가가 나올 수도, 하세월인 경우도 있다”며 “스마트팜을 옛날 농사 짓는 관점으로 대하면 규제가 안 풀린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근로자 문제도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을 고용하려면 국내 인력 구인 공고를 먼저 올려야 한다. 2주 이상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외국인을 쓸 수 있다. 서 대표는 “농작물은 새 인력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알아서 자란다”며 “인력을 구하느라 몇 주를 허비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