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훔쳐보더니…"'정년이' 김태리도 당했다" 발칵

입력 2024-11-18 14:18
수정 2024-11-18 15:54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가 최근 경찰에 붙잡히면서 사이트 접속이 즉각 차단됐지만 또 다른 우회 사이트가 안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 홈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티비몬'과 '티비핫' 등 우회접속 대체 사이트 링크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 콘텐츠, 웹툰, 성인, 성매매 홈페이지 등으로 연결되는 주소를 모아놓은 사이트가 안내된다. 누누티비 유사사이트 또 성행…최신작 시청 가능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누티비와 똑같은 포맷으로 최신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의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한다. 무료 드라마와 웹툰을 제공하는 불법 사이트 상위 10개 링크 모두 별다른 문제 없이 접속할 수 있다.


누누티비 사이트 상단 배너엔 접속 차단에 관한 새로운 대피주소 가이드 안내가 걸려있다. 현재 구글 등 검색 사이트에서 'TV무료 다시보기' 등을 입력하면 관련 검색어에 '누누티비', '티비나무', '후후티비' 등 관련 검색어와 함께 우회 사이트에 대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TVN 정년이 12화', 'JTBC 정숙한 세일즈 12화' 'SBS 미운우리새끼 418화'등 전날(17일) 방영된 최신 드라마와 예능 등의 콘텐츠가 불법으로 게시돼 있다.

이들은 사이트 상단 공지사항을 통해 사이트 차단 시 우회할 수 있는 최신 주소를 안내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열리지 않을 때의 우회 접속 방법과 해외 접속자 이용 방법 등을 설명하며 불법 콘텐츠 시청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누누티비뿐 아니라 티비위키, 불법 웹툰 유통 사이트 오케이툰 등을 운영한 운영자 A씨를 검거한 뒤 티비위키와 오케이툰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누누티비를 접속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2024년 11월 9일 자로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누누티비 운영자를 검거하고, 해당 운영자가 함께 운영 중이었던 불법 스트리밍 웹사이트 티비위키와 불법 웹툰 게시 사이트 오케이툰을 압수수색하였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게시됐지만, 현재는 모두 내려진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지속해서 이러한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운영 완전 차단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와 같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서버와 도메인을 해외에 두고 사이트명과 링크를 자주 변경하기 때문.

A씨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사이트를 처음 개설해 운영해왔다. 이후 정부가 단속을 파라과이 등 다른 나라에 서버를 두고 '누누티비 시즌2'를 다시 개설하는 방식으로 2021년부터 총 3년간 법망을 교묘히 피해왔다.

콘텐츠 피해액 규모도 상당하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누누티비에서만 약 5조원의 저작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도박·성인사이트 등 광고수익 333억원 '빨간불'
계속된 단속에도 이들이 불법 사이트를 계속해서 운영하는 이유는 막대한 광고 수익 때문이다. 이들은 홈페이지 메인에 도박사이트와 성인사이트 등의 광고를 게재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들이 광고로 벌어들인 수익이 최소 33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첫 페이지부터 적게는 4개 많게는 30개 이상의 불법 도박·성인사이트 광고가 걸려있다.

이로 인한 청소년 도박 문제도 함께 거론된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청소년들은 무료 불법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사이트 이곳저곳에 걸려있는 불법 도박 광고에 현혹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도서관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도박 혐의 범죄소년 169명 가운데 사이버도박이 143명으로 85%를 차지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불법 도박 배너 광고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그곳에 관심을 가지고 몰입을 하기 쉽다"며 "청소년들이 도박을 통해 작은 노력으로 큰 수익을 얻는 것을 반복하면서 결국 도박 중독의 길로 빠지기 쉬운데 이를 끊어보려다가도 도박 광고에 노출되면 손 쉽게 다시 접속하기 쉬워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