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비명(非이재명)계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친명(親이재명)계 최민희 의원이 비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유튜버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을 '검찰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어느 날 갑자기 한동훈이 윤석열한테 대들다가 조용해진 것 무엇 때문일까. 그리고 명태균이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입 열면 한 달 만에 윤석열 탄핵된다고 했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했다.
이어 "검찰 독재 정권하에서는 법대로 모든 일이 결정되기 어려운 캐비넷의 힘이 늘 작동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민주당이 분열하느냐 아니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숨죽이고 있던 민주당 내 분열 세력들이 준동하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 것이냐, 아니면 민주당이 돌파 못하고 사분오열될 것이냐, 이게 결정된다고 본다"며 "일부 이미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는데)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비명계 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된 원외 모임 '초일회'는 지난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내달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당내 '비명계 신(新) 3김'으로 꼽히는 인사다. 초일회는 내년 1월 강연에는 김 지사나 김 전 지사를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의 이런 움직임은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 이미 이 대표의 판결을 '정적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비명계 주자들의 운신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