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는 우물 안 개구리입니다. 내부 갈등만 들여다보고 밖으로 확장하지 않으면 변호사업계 전체가 죽습니다.”
청년 변호사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며 변협 회장에 도전하는 금태섭 전 의원(56·사진)의 발언은 단호했다. 검사·변호사 30년 경력을 보유한 금 전 의원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변협의 현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금 전 의원은 당선되면 첫 번째로 ‘청년변호사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업 초기 변호사가 책임자를 맡아 정책을 개발하는 변협의 미래위원회다. 특히 네트워크로펌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실장이 상담하고 전관 출신이 전면에 나서며 저연차 변호사가 뒤에서 일하는 ‘성형외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젊은 변호사가 제대로 일을 배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로펌의 광고 독식도 개업 변호사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주요 네트워크로펌이 연간 400억원을 네이버 광고비로 쓰며 성폭력, 이혼 등 검색어 상단을 장악해 개업 변호사가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어서다. 금 전 의원은 ‘판결문 전면 공개’와 ‘정보기술(IT)’ 활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판결문 공개를 공론화한 그는 “판결문 데이터베이스(DB)화로 전관 출신의 승소율, 전직 법관의 심리불속행 비율이 모두 드러나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 논란과 관련해서는 “변협이 ‘로톡’과 전쟁하느라 시간만 허비했다”며 “리걸테크가 주는 기회를 진지하게 토론하는 장을 변협이 나서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금 전 의원은 변협의 소극적 입법 활동도 비판했다. 그는 “변협 회장 임무의 80%가 입법 관련이어야 한다”며 “공인회계사협회가 외부감사법 범위를 늘려 발전한 것처럼 변협도 기업공개(IPO) 법무실사 의무화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20일 변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개혁신당 당적을 내려놓은 그는 “고향 같은 법조계에 돌아왔지만 회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허란 기자/사진=이솔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