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세 번째 임기를 위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언급하는 농담을 하자 민주당이 대응에 나섰다. 미 수정헌법 제22조는 '2회를 초과해 대통령직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댄 골드먼(뉴욕) 하원의원은 대통령 3연임을 금지는 임기가 연속되지 않더라도 적용된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2016년과 올해 대선에서 승리해 '징검다리 집권'을 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농담 형식으로 3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데 즉각 반응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분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뭔가 (정권을 연장 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이 발언은 그저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전했지만, 민주당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도 3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민주당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 공화당의 로렌 보버트 대표는 새로운 선거구에서의 승리를 자축하며 "대통령의 3선을 확보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이번 결의안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의회의 견제 장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초"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3연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7월 보수 기독교 행사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선거에서 이긴다면 "더 이상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너무 잘 해결될 테니까 투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17일에는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서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 전 대통령)은 거의 16년이었다. 그는 4선이었다"며 "우리가 승리한다면 3선으로 여겨질까 아니면 2선으로 여겨질까"라고 말했다. 일부 객석에서는 "3선"이라는 답이 나왔다.
미국 대통령의 3선 금지 규정은 1933년부터 대통령으로 재임한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4선 임기 도중 사망한 뒤 2년 후 도입됐다. 미국 대통령의 3선 금지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이후 불문법이자 관습으로 지켜졌으나 F.루즈벨트가 관례를 깨자 헌법에 성문화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