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 놀라시겠네"…中 관광객 몰려간 '뜻밖의 핫플'

입력 2024-11-17 13:25
수정 2024-11-17 14:34

"우연히 한강공원 분수 사진을 보고 노을과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바로 비행기 표를 예매했어요." 지난해 한국을 다녀간 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강공원을 직접 보러 한국 여행을 떠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관광시장에서 중국 관광객이 매주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다.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업계는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해 방문 목적에 따른 상품 개발과 안내로 한국 방문 매력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9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총 1213만742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수는 360만6416명(29.7%)으로 1위다. 2위 일본(230만9069명)보다 130만명가량 방문객 수가 더 많다.


관광 업계는 방한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인 관광객 방한 수요를 잡기 위해 상품 개발과 홍보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규모 쇼핑 관광으로 대표되는 단체관광객 '유커' 대신 개별 여행(싼커) 수요가 늘어난 데다 면세점 중심 소비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한 한국인 인기 장소를 찾아가는 등 새로운 여행 콘텐츠에 주목하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소셜 및 관광데이터로 본 중국인의 한국여행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에서 가장 관심 있어 하는 활동은 문화체험으로 나타났다. 관광활동 인기 순위 10개 중 5개를 차지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언급량이 가장 많은 키워드는 '사찰'이다. 방한 여행 인기 여행지로 사찰을 찾는 셈이다.올해 초 한국 여행을 다녀간 한 중국인 관광객은 "평창 월정사에 다녀왔다"며 "매우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좋은 장소"라며 여행지를 추천했다.

사찰 다음으로는 영화관,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순으로 언급량이 많았고. 쇼핑은 시장, 편의점, 의류점, 쇼핑몰, 백화점 순으로 나타났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2022년 이후 매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지출은 2024년 7월로 약 390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 항목 중에는 쇼핑, 음식, 숙박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쇼핑 비중은 다소 감소했지만 음식 비중이 늘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음식은 치킨이다. 치킨은 국적 불문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전체 외식 메뉴 중 거래 건수 1위를 차지한다. 중국 SNS 샤오홍수에는 한국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치킨'을 추천하는 글이 많다. 한국인도 잘 모르는 맛집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한 여행객은 "동대문 흥인지문과 동묘 사이 작은 분식집처럼 생긴 전통 치킨집이 있다"며 "닭똥집 튀김과 함께 먹을 수 있어 좋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인바운드 플랫폼 크리에이트립 관계자는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온라인 배달 주문으로 이용할 수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치킨을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도 많이 방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치킨에 이어 전, 갈비, 불고기, 두부 순으로 나타났고 자장면과 소떡소떡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한국 방문 목적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관광공사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특징을 4가지 테마로 분류했다. 가성비 지향 가족 여행자, 럭셔리 관광 선호 여행자, 레저-액티비티 추구 여행자, 실속 여행 찾는 젊은 여행자 등이다. 실속 여행을 찾는 젊은 여행자는 한국여행에서 희망하는 관광 소비액은 1인당 580달러(약 81만원)로 나타났고, 럭셔리 관광 선호 여행자는 7463달러(약 1040만원)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여행 유형별 소비 패턴이 다른 만큼 맞춤형 상품 개발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방법과 소비 방식 등 여행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다"며 "기존 관광 상품 대신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