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ETF의 명가…ETF도 운용 역량으로 차별화합니다”

입력 2024-12-03 06:00
수정 2024-12-03 10:59
[ETF 투자 올가이드]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상무




‘상장지수펀드(ETF) 전성시대’가 열렸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힘입어 국내 ETF 시장 규모가 1년 사이 50% 넘게 성장해 160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Kodex 200’을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ETF 점유율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ETF 시장 성장 주역 중 한 명인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을 만나 ETF 투자 트렌드와 2025년 전망을 들어봤다.

- ETF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상무님은 ETF 시장의 중심에서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ETF는 거래의 편의성과 투명성, 저비용의 장점 덕분에 투자자들에게 매우 유리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연금 계좌에서도 ETF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연금 계좌에서는 개별 주식 투자가 제한돼 있어, 투자자들이 펀드나 ETF 같은 간접투자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ETF는 주식처럼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ETF는 일종의 ‘상장된 펀드’입니다. 과거에는 국내 주식과 채권 위주로 단순하게 구성됐으나 최근에는 해외 주식, 해외 채권, 커머디티(원자재), 액티브 ETF, 만기매칭형 ETF 등 상품의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금융 시장의 발전 과정에서 ETF라는 도구 안에 다양한 자산군이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이 ETF 자체에 투자한다기보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자산에 접근하기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 ETF를 활용하는 셈입니다.”

- 주식이나 채권, 또 공모펀드에 비해 ETF가 가진 매력은 무엇인가요. ETF에 뭉칫돈이 몰리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투자에 자신 있는 분이라면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낮추고 싶어 합니다. ETF는 펀드와 달리 특정 주식군에 더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도 분산투자의 장점을 제공해 변동성 관리를 돕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면서도 특정 지수를 추적하는 전략으로 주식과 유사한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또한 펀드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와 같은 판매사를 통해 가입해야 하고 판매 보수가 발생하지만, ETF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보수 없이 투자자가 직접 선택해 매매할 수 있는 ‘민주화된 상품’입니다. 지수와 관련된 정보가 다 공개되므로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삼성자산운용의 차별성과 전문성이 궁금합니다.

“삼성자산운용은 20년 이상의 상품 개발과 운용 경험을 통해 축적된 레거시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운용사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유지하며 이를 통해 ETF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고, 신입사원 시절부터 ETF를 연구하며 경험을 쌓은 인재들이 팀장으로 성장하며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개 이상의 ETF를 운용하며 쌓아 온 트랙 레코드를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상장된 밸류업 ETF의 경우, 상장 후 이틀 동안 지수 대비 30bp 정도 언더퍼폼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는 보수 차이를 넘어서는 성과로 패시브 매니저의 운용 능력이 동일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 최근 밸류업 ETF가 상장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밸류업 ETF의 강점과 차별성이 있다면요.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인 ‘Kodex 코리아밸류업 ETF’는 상장 3일 만에 순자산 2,000억 원을 돌파하며 동종 ETF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ETF는 ‘코리아밸류업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입니다. 패시브 스타일에 맞게 기초지수 흐름을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운용하고 있으며, 지수와 유사한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상장 후 코리아밸류업 지수와 동일 수준인 2.64% 수익률을 기록해 9개 동종 패시브 ETF의 평균 수익률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코리아밸류업 지수가 기존 국내 지수들과 차별화된 성과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코리아밸류업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삼성자산운용은 특히 패시브 ETF 운용에서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패시브 ETF 운용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액티브 ETF는 운용사의 전략에 따라 종목 구성이 자유롭게 변경될 수 있지만, 패시브 ETF는 지수를 최대한 정확히 추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수가 변경되거나 지수 내 기업들의 유상증자, 분할, 합병과 같은 주요 이벤트 발생 시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지수를 정확히 추적하는 역량이 중요하죠. 삼성자산운용은 오랜 기간 다양한 패시브 ETF를 일관성 있게 관리해 오며 코스피 ETF부터 밸류업 ETF까지 폭넓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리가 삼성자산운용의 전문성을 뒷받침하는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는 빅테크가 장세를 주도한 해였습니다. 내년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내년에도 빅테크와 인공지능(AI)은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입니다. 다만 AI에 있어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초기에는 하드웨어에 집중됐던 AI 투자가 전력 및 인프라를 거쳐 소프트웨어 분야로 확대되며 AI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 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인력 감축으로 인해 해당 인재들이 금융,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AI의 혜택이 빅테크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인력 이동은 기업별로 AI 활용 방식에 차별화를 가져올 것이며, 내년에는 AI의 수혜가 산업 전반에 더욱 확산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세대별로 ETF 투자 접근법에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 조언이 있을까요.

“은퇴 준비 투자 상품으로는 타겟데이트펀드(TDF)가 추천됩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상품입니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경우 주식 비중이 높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방식이죠. 은퇴 시점이 먼 젊은 투자자들은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선호합니다. 주식 시장의 장기적 우상향을 전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100, 코스피200 등 국내외 대표 지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테마형 ETF를 추가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지만, 변동성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시장에는 주식, 채권, 인컴형 등 900개 이상의 다양한 ETF가 있어, 각자의 목적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근 월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투자 팁이 있을까요.

“월배당 ETF는 배당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상품은 아닙니다. 커버드콜 ETF나 월배당 ETF는 배당뿐 아니라 분배금을 재투자했을 때의 총 수익률을 고려해야 합니다. 배당이 많아도 원금이 줄어들면 실질적인 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ETF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확인하고, 높은 월 분배율이 어떤 재원을 바탕으로 하는지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업계 차원의 투자자 교육도 중요합니다.”

- 삼성자산운용사가 제공하는 투자자 교육 및 컨설팅, 관련 서비스가 있습니까.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교육 자료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가이드북과 함께 Kodex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 상장 시점이나 특정 경제 국면, 테마에 맞춘 다양한 자료를 제공합니다. 또한 외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자들이 상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ETF 운용사로, 평균 나이 35세의 젊은 인재들이 모인 조직입니다. 저희 팀은 ETF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으며, ‘ETF 덕후’라 할 만큼 열정을 바탕으로 상품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오랜 사업 경험에서 쌓아 온 레거시와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마치 자신의 포트폴리오처럼 꼼꼼하게 ETF 상품을 관리하고 있죠. 투자자분들께는 옆사람의 성공 사례에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고 이해한 후 투자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저희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콜센터와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언제든 문의를 받을 수 있습니다. ETF는 매우 유용한 투자 수단으로 다양한 상품이 상장돼 있어 각자의 투자 목표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는 투자자들이 삼성자산운용의 ETF에 투자해 부를 축적하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상품 개발, 운용, 마케팅 및 교육 측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