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운전자가 술을 더 마시는 ‘술타기 수법’이 처벌 대상이 된다. 최근 뺑소니로 실형을 선고받은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 사례가 계기가 됐다.
국회는 14일 본회의에서 음주가 발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측정을 회피한 후 다시 술을 마시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술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태’에서 음주 측정을 방해하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시는 행위를 금지한다.
술타기 수법 등 음주 측정을 방해하는 사람은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2000만원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현행 음주 측정 거부자와 같은 수준의 형량이다.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도 같이 처벌할 수 있게 했다.
면허취소·운전면허 결격 제도 역시 음주 측정 거부 행위자와 동일한 처분을 받는다. 개정안은 또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 측정을 거부·방해하는 사람에 대한 가중 처벌 근거도 마련했다.
이번 개정안은 김씨의 음주운전 사고로 본격 추진됐다. 그는 지난 5월 서울 압구정동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후 맥주를 마시는 행위로 음주 측정을 방해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