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편입 후 한화오션 첫 자금조달…트럼프 수혜 기대

입력 2024-11-14 14:59
이 기사는 11월 14일 14: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으로 뛰어든다. 신용도가 상승세를 타면서 수요예측 ‘완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효과로 조선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에 기관투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오는 19일 500억원어치 회사채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연다. 1년6개월물과 2년물로 구성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건 2015년이 마지막이다. 한화오션은 2014년까지만 해도 신용등급 'AA'급 우량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조선업 장기 불황을 맞으며 끝없이 추락해 한때 ‘CCC’급으로 강등됐다.

지난해 한화그룹 편입 이후 신용도가 반등했다. 저가 수주를 경계하는 선별 수주 전략과 경영 체질 개선이 힘쓴 결과다.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BBB+’로 ‘BBB-’에서 두 단계 상승했다.

실적도 개선세다.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03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1% 증가했다.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다소 증가한 11조원대로 전망된다.

트럼프 효과도 기대된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트럼프 2기 수혜 업종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에 이어 미국 해군 함정 정비·수리·운영(MRO) 프로젝트를 석 달 만에 다시 수주했다. 미국 조선산업이 사실상 고사(枯死)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이번 공모채 발행을 시작으로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조 물량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소요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5000억원 가운데 4200억원을 세계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 거점과 함정 MRO 기업 지분 확보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사채 대표 주관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지난해 한화오션 유상증자 당시 맺은 인연이 회사채 대표 주관까지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