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주가 급등하고 있다. 화석연료에 호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천연가스가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보다 경쟁력 있는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며 업계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SK가스는 전날보다 1.19% 내린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급락장에서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3개월간 18.5% 급등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 6개월 동안 53.03% 올랐다.
가스주가 고공행진하는 건 천연가스가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에 8~9년이 걸린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상업용도 일러야 2030년 초반에나 가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당장 늘어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가스발전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도 호재로 꼽힌다. 그는 대선 기간 전기요금을 비롯해 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춰 미국을 세계에서 전기 가격이 가장 싼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천연가스는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증권가에서는 천연가스를 정제·액화하는 SK가스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업스트림(탐사·개발)과 다운스트림(가공·전달) 양쪽에서 천연가스 생산 및 수요가 증가하는 앞으로의 상황은 미드스트림 업체에 어부지리를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미드스트림 회사는 가격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물량이 이익에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미국 천연가스 인프라 업체에 집중 투자하는 ‘KoAct 미국천연가스인프라액티브’를 상장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최근 3개월간 EQT코퍼레이션(40.77%) 원오케이(26.85%) 셰니어에너지(16.88%) 등 천연가스 관련주가 급등하는 데 주목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