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와 C노선, 부산 가덕도신공항, 신안산선 등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이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여파로 ‘적시 개통’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책 사업마저 줄줄이 지연될 것으로 보여 교통 불편 해소와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적 달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펴낸 ‘2025년도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통해 GTX-C 준공 시기를 ‘2030년 이후’로 전망했다. GTX-C는 경기 양주(덕정역)와 수원(수원역)을 잇는 노선으로, 국토교통부는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 일찌감치 착공식을 열었지만, 착공은 ‘감감무소식’이다. 사업시행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아직 자금 조달을 완료하지 못해서다.
전 구간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GTX-C노선의 총사업비(4조6084억원)는 2019년 12월에 고정금액으로 책정됐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면서 공사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실시계획상 GTX-C노선의 공사기간은 60개월(5년)이다. 내년 실제 착공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개통 시점은 2030년 이후로 밀릴 수밖에 없다. 환기구와 변전소 설치를 둘러싼 지역 주민의 반발과 소송전이 벌어지는 것 역시 변수로 꼽힌다.
GTX-B노선도 개통 목표 시점(2030년)을 지키긴 어렵고, 일러야 2031년 이후 준공이 가능하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재정 구간(용산~상봉)은 첫 삽을 떴지만, 나머지 민자 구간은 실제 착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착공식을 한 게 무색하다는 평가다. 인천에서 추가 정차역(청학역)을 요구하고 있어 실시계획 변경 여부가 추가 공사 지연의 요소로 꼽힌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착공계 제출이 머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C노선보단 사정이 낫다는 평가다. 그러나 연내 첫 삽을 뜬다고 해도 공사기간(72개월)을 감안하면 2031년은 돼야 탑승객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상과 인허가 작업을 사전에 준비해 정해진 시점에 개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가덕도신공항 역시 예산정책처가 “실제 준공 시기는 2032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네 차례 유찰 끝에 가까스로 시공사(현대건설 컨소시엄)를 구했지만, 공사비와 공사기간 협상이 남아 있어 향후 5년 내 공사를 마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건설업계 시각이다.
수도권 남부 ‘알짜 노선’으로 불리는 신안산선의 개통 시점은 당초 내년 5월에서 2026년 12월로 한 차례 밀렸다. 하지만 2026년 말 개통도 불안하다는 평가다. 3-2공구의 공정률이 39.2%(지난 8월 기준)에 그치는 등 사업 진척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신안산선 지연은 서해선 전 구간 개통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