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싸인, AI 결합한 전자계약서로 업무효율성 확 높여…삼성전자 등 26만 기업 회원 거느린 국내 1위

입력 2024-11-13 16:04
수정 2024-11-13 16:05

2016년 전자계약 서비스를 출시해 삼성전자 등 26만 기업 회원을 거느린 모두싸인이 CLM(계약 생애주기 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CLM은 모두싸인이 그동안 규모를 키워왔던 전자계약 서비스의 종합판으로, 계약서가 다루는 주요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로 요약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계약서 생성부터 내부 검토, 외부 협상, 결재와 이행 등 계약 관리의 모든 것을 모두싸인 서비스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전자계약 시장 국내 1위로 올라선 모두싸인은 올해 초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와 기업은행 등으로부터 177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이영준 모두싸인 대표는 “AI(인공지능)가 결합하면 CLM은 아주 강력해진다”며 “전자계약 도입보다 훨씬 더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계약이 끌어올린 속도종이 기반의 계약서가 불편한 시대가 됐다. 계약 조항을 따져 갑과 을이 검토와 협의를 해야 하고, 조항 수정을 거듭한다. 현장에서 이뤄진 합의는 다시 본사 계약 담당 부서에서 검토를 거쳐 계약 합의 조건의 타당성을 따진다. 이를테면 고객사 할인율 같은 동종 업계의 표준 같은 사안이다. 최종 정리된 사안은 승인받은 뒤 문서 파일로 작성이 되고 현장으로 보내진 뒤 도장을 찍는 방식이다.

모두싸인은 전자계약 서비스를 출시해 이런 비효율성을 해결했다. 계약 검토에 수반되는 법률 정보 제공 서비스를 통해 계약의 주요 이행 사항(대금과 납입금액, 잔금 납입일)들을 자동화했다. 앱과 카카오톡과 같은 SNS, 이메일에 연동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에어컨 시공 계약에 모두싸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연간 수천건의 계약이 고객과 매장 판매상담사, PM 사이의 손을 거쳐 갔지만 현재에는 SNS 전달만으로 모든 계약이 성사된다. 삼성전자는 아예 내부 시스템에 모두싸인의 API를 연동해 전자계약서의 생성과 진행 상황을 자동화했다.

물류·보험 등 산업군에서도 모두싸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화주와 대리점 등 3자간 계약이 특징이다. 연간 5만~6만곳 이상의 거래처와 대리점이 계약서를 주고받는 구조다. 재계약과 신규계약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전자계약 도입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모두싸인은 출시 초기부터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9년에만 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1년에는 115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 1월 기준 모두싸인의 전자계약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한 법인은 26만 곳을 달성했으며, 이용자 수는 680만여명에 이른다. 사용된 서명 및 문서는 3300만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부터는 공공영역으로 영업 대상을 확대했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부동산원 등 공기업이 포함됐다. 이 중 일부 기관은 내부 시스템을 모두싸인과 연동했다. 특히 공공기관은 까다롭고 난이도가 높은 보안인증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므로, 모두싸인은 CSAP(클라우드서비스 보안인증)를 획득해 공공기관 대상으로 영업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접목한 CLM 개발 도전장모두싸인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CLM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들어갔다. 생성형 AI를 통해 CLM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AI의 학습을 위한 법적 효력을 가진 전자계약 문서 데이터(3300만건)는 넘칠 만큼 확보한 상태다. 계약 기간과 책임, 계약의 특징 등이 명확한 문서이므로, 문서를 생성할 때 계약서의 조항을 자동으로 추천하게 된다. 계약 검토 역시 회사 내부 계약서 문서를 학습해 기존 계약서와의 비교도 간단해진다. 문제가 있는 계약서인지, 아닌지를 AI가 판별한다.

특히 계약서의 특징에 따라 계약 담당자가 문서 창고에 들어가 수백건의 종이 계약서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PM과 같이 다수의 프로젝트를 다루며 계약서를 관리하는 직무에도 CLM 서비스는 상당한 파급력을 보일 전망이다. 계약 조항 중 PM이 핵심으로 다뤄야 하는 데이터를 추출해 대시보드처럼 계약 현황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만료를 앞둔 계약이 몇 건 있는지를 한눈에 살펴보게 되는 셈이다.

모두싸인에 따르면 글로벌 CLM 시장은 이미 폭발적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자계약과 AI 결합의 성장성은 이미 해외 비즈니스 시장에서 증명했다”며 “국내 CLM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