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4∼21일 APEC·G20 참석…트럼프와 회동 추진 [종합]

입력 2024-11-12 16:35
수정 2024-11-12 16:36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4∼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개최국인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이번 5박 8일의 다자회의 참석 등 해외 순방 일정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다자회의 기간 한중·한미일·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할 것"이라며 "규범 기반의 국제 수호를 위한 국제 연대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우리의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무엇보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회담은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고, 한중 회담 역시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어떻게든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며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적극 논의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회담이 성사된다면 별도로 미국에서 이뤄지는 3자 간 회담은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순방 지역이 남미인 데다 국익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속한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양측 간 회동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귀국 일정과 관련, "현재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5박 8일의 일정"이라면서도 "추가적인 변수가 0.1%라도 있는 경우 확언해서 몇 날, 몇 시에 도착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에 따라 귀국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7일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에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만나 친교와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서울에서 출발해 현지 시각으로 같은 날 저녁 APEC 정상회의 개최국인 페루의 수도 리마에 도착한다.

다음날인 15일 오전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임을 천명할 예정이다.

이어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와의 대화'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후 'CEO 서밋'에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16일 오전에는 APEC 정상들이 친목을 다지는 '리트리트' 행사에 참여한다. 이날 오후부터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특히, 윤 대통령과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페루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선박에 부착할 명판에 함께 서명하는 별도의 방산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중남미 국가를 방문해 개별 양자 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출발한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날인 18일 '글로벌 기아빈곤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기아와 빈곤 퇴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 19일에는 '지속 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제3세션에서 기후 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 협력을 제안하며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건설적 기여 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APEC과 G20 정상회의 기간 베트남·멕시코·브루나이·일본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와 양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자회의 특성상 추가로 더 많은 국가와 논의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는 부인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