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2일 16: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의 의견 충돌로 중단됐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신종발행증권 발행 작업이 재개된다. 자본 확충 실패로 보증 업무 중단을 우려했던 HUG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금시장에서는 최대 7000억원의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이 소화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UG는 오는 14일 5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발행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9일 수요예측 절차를 진행한 뒤 26일 발행할 예정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공모 희망 금리는 연 3.5~4.1%로 책정됐다.
채권시장 데뷔전에 나선 HUG가 신종자본증권 카드를 택한 건 자본 확충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안에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핵심 업무인 전세대출 및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HUG 측의 설명이다.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HUG의 자산총계는 2022년 말 5조5916억원에서 작년 말 2조996억원으로 급감했다. 깡통 전세 급증으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대위변제가 급증한 여파다.
순항 중인 HUG의 첫 채권 발행 작업은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의 의견 충돌로 일시 중단됐다. 당초 HUG는 지난달 29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금융위원회가 제동을 걸면서 발행 일정이 멈췄다. 전세대출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엇박자가 발생한 탓이다. 하지만 보증 업무 중단을 우려한 국토부와 HUG 측의 요청으로 다시 발행이 재개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HUG의 신종자본증권 조달 금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신용도가 우량(AA+)한 만큼 최대 7000억원에 달하는 물량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기관들도 공기업 신종자본증권 매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 4%대 금리가 책정될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보험사나 은행의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조달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