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아니었어?"…2030 남성들 쓸어담는 '힙한 겨울템' [트렌드+]

입력 2024-11-13 06:38
수정 2024-11-13 06:43
겨울철을 앞두고 20~30대 여성들이 신발장에 미리 쟁여놓는 필수 준비템 중 하나인 '어그부츠'(양털부츠)를 최근 들어 부쩍 남성들도 찾고 있다. 남성·여성 패션 구분없는 젠더리스룩(성별 구분이 모호한 패션)이 '힙'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겨울용 털부츠 브랜드 어그는 올해(지난 11일까지) 남성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고 밝혔다. 본격 추위가 예고된 11월에 들어서면서는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어그부츠는 여성들만 신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겨울철 마땅히 신을 만한 방한용 신발이 없는 남성들을 위해 ‘털 신발’이 잇따라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엔 아예 여성용 디자인에 가까운 제품도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꺼리지 않고 구매하는 분위기. 패션에 관심 많은 2030 남성 고객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측 설명이다.

어그는 남성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자 올해 제품군을 지난해보다 60% 가량 늘리며 남성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이번 시즌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웨더 하이브리드’ 컬렉션이다. 지난달 세계적 뮤지션 포스트 말론과 함께한 글로벌 캠페인이 공개된 후 화제가 됐다.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인데 클래식 부츠, 타스만, 뉴멜 등으로 출시했다. 방수 처리된 스웨이드 소재와 갑피(어퍼)를 감싸는 고무 아웃솔(밑창)이 눈이나 습기로 인해 얼룩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특히 포인트로 착용할 수 있는 블루 색상 아웃솔 라인이 인기를 모은다.

겨울철이 바짝 다가선 만큼 방한 부츠 컬렉션도 출시했다. ‘뷰트 바머’ 부츠는 빈티지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유명 아웃솔 제조사 비브람사(社)의 고무를 활용해 빙판길에서도 따뜻하고 안전하게 신을 수 있다. 트레일용 방한부츠 ‘헤리티지 풀온 트레일게이저’는 마찰과 내구성이 좋은 아웃솔을 적용해 한겨울 아웃도어 활동 시 적합한 제품이다. 천연 양모 안감으로 영하 20도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보온성을 갖췄다.

어그 관계자는 “패션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어그가 커플용 신발로 주목받으면서 젊은 남성 고객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증가한 수요에 발맞춰 이번 시즌 물량을 대폭 늘린 만큼 올 겨울에도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