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분석 기업의 몰락…‘자금 바닥’ 23앤미, 직원 200명 해고

입력 2024-11-12 11:33
수정 2024-11-12 13:58

미국 유전자분석 업체 23앤미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직원의 약 40%인 200명을 감축하고 일부 약물 개발 사업을 중단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23앤미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 워치츠키는 “23앤미 사업 및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핵심 소비자 비즈니스와 연구 파트너십의 장기적인 성공에 집중하기 위해 어렵지만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앤미 이번 구조조정으로 연간 3500만달러(약489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을 예상하고 있다. 또 23앤미는 개발 중인 치료법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및 자산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에 상장된 23앤미 주가는 올들어 70% 이상 하락했다. 23앤미는 타액을 분석해 개인의 건강 정보부터 조상까지 찾을 수 있는 기술 개발로 한때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유전자 혈통 검사가 일회성 사업에 그치면서 주력 검사 키트 판매가 감소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에 놓였다.

경영진 내에서도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워치츠키 CEO 지난 4월부터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여기에 반발한 23앤미 사외이사들은 지난 9월 “워치츠키 CEO가 제대로 된 자금 확보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7명이 동시에 사임했다. 당시 워치츠키 CEO는 계열사가 아직 소유하지 않은 회사의 모든 발행 주식을 주당 40센트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었다. 또 지난해 해커로부터 약 690만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기업 신뢰도에도 큰 흠집이 났다.

한편 워치츠키 CEO는 수잔 워치츠키 전 유튜브 CEO의 막내 동생으로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전부인이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